"美 Fed의 첫 금리 인하는 7월과 9월 사이"…FT 조사 결과

사진=XINHUA
미국 경제학자들이 올해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횟수를 두 차례 이하로 전망했다. 첫 번째 인하(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7월과 9월 사이를 꼽았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시카고 부스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의 3분의 2 이상이 "Fed가 올해 두 차례 이하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는 23년 만에 최고 수준인 연 5.25~5.50%다. 경제학자들은 Fed가 오는 7월과 9월 사이에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8월 무렵이 유력한 피벗 시점이라는 관측이다.시장은 Fed가 이르면 오는 6월, 늦어도 7월에 첫 번째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Fed도 현재 전망치에서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명시했다. 이번 경제학자들의 설문조사 결과는 시장과 Fed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의 기준 금리가 유지될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FT는 전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38명 중 한 명인 하버드대학교의 경제학자 제이슨 퍼먼은 "Fed는 정말 금리 인하를 원한다"며 "Fed 위원들이 보내는 모든 바디랭귀지가 금리 인하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깜짝 반등세 등 각종 데이터는 Fed의 금리 인하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고비는 상당히 완강(stubborn)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대로 Fed의 피벗 시점이 늦어질 경우 대출 비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기를 바라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실망시키는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올해 11월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Fed의 조기 피벗으로 유권자들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비용이 절감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가 지난 7일 국정연설에서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에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주거비 경감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대출 비용 인하 같은 '강력한 한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Fed 출신으로 현재 드레퓌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빈센트 라인하트는 "향후 대선 등 정치 일정이 Fed의 금리 결정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에 따르면 금리 인하에 가장 좋은 시기는 9월이지만 정치권에서는 6월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정치인들로서는 Fed가 대선에 임박해서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