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초거대 AI '엑사원' 미래 먹거리로

LG그룹

질병·에너지 난제 해결 기대
사람과 협업, 창조적 디자인도
이홍락 LG AI연구원 CSAI(최고 AI 과학자·왼쪽 세번째)가 LG 에이머스 해커톤에 참가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LG 제공
LG는 AI를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2026년까지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R&D)에 3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구광모 LG 회장도 취임 후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전하기 위해서다.

2020년 설립한 LG의 AI 싱크탱크인 LG AI 연구원은 미시간대(미국), 서울대(한국), 토론토대(캐나다) 등과 공동 연구 진행하며 글로벌 연구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 LG AI 연구원은 지난해 7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3’을 열고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EXAONE) 2.0’을 공개했다. LG AI 연구원이 2021년 12월 첫선을 보인 ‘엑사원’의 진화된 버전이다.‘엑사원 2.0’은 파트너십을 통해 약 4500만 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 장의 이미지를 학습했다.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 모델로 개발됐다. 학습 데이터양도 기존 모델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엑사원 2.0’의 언어 모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은 25% 단축하고, 메모리 사용량은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했다.

LG AI 연구원은 ‘LG AI 토크 콘서트 2023’ 현장에서 전문가 AI 서비스 개발의 기반인 엑사원 3대 플랫폼인 유니버스(언어), 디스커버리(난제), 아틀리에(창작)를 차례로 공개했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이다. 다른 대화형 AI와는 달리 사전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며 추론한 답변을 생성한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초거대 AI가 질병, 에너지와 같은 세상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플랫폼이다. 엑사원이 논문·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수식과 표, 이미지까지 스스로 학습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기술을 적용했다.엑사원 아틀리에는 텍스트와 이미지 간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엑사원만의 멀티모달 특성을 살려, 사람과 AI가 협업해 세상에 없던 창조적 디자인을 생성하는 플랫폼이다. 엑사원 아틀리에를 활용하면 제품의 이미지를 입력해 마케팅 문구를 생성하거나, 특정 동물 등의 이미지를 입력해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할 수도 있다.

LG AI 연구원은 LG 계열사 및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실제 산업 현장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주 단위로 국가별, 지역별 제품 판매 수요를 예측하는 데 AI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렌즈와 센서의 중심을 맞추는 공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최적화 기간을 50% 이상 단축하는 등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AI 기술을 활용한다.

연구원의 최근 관심사 중 하나는 인재 양성이다. LG는 2022년 하반기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LG 에이머스’를 시작했다. 3기까지 6000명에 달하는 교육생을 배출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