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벨트…공약 선호는 국민의힘, 표심은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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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26.3% < 민주당 36.3%반도체벨트(경기 수원·용인·화성시)의 표심은 더불어민주당으로 쏠리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 본사와 공장 등이 밀집한 경기 남부 지역은 전통적으로 친(親)민주당 정서가 강한 곳으로 분류된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이 지역 13개 선거구 중 용인갑을 제외한 12곳에서 승리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업체 피앰아이에 의뢰해 지난 12~14일 반도체벨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지역구 선거에서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 물은 결과 응답자의 36.3%가 민주당을 꼽았다. 국민의힘은 26.3%였다. 이준석(화성을) 양향자(용인갑) 이원욱(화성정) 등 반도체벨트에 핵심 후보를 포진시킨 개혁신당의 지지율은 3.2%였다. 조국혁신당은 2.9%의 지지율을 보였다.반도체벨트 유권자는 시급한 지역 현안으로 ‘반도체산업 지원을 통한 경제 활성화’(34.2%)를 가장 많이 꼽았다. ‘교통망 확충’(30.1%) ‘도심철도 지하화’(11.2%) ‘대형 의료기관 유치’(9.4%) 등이 뒤를 이었다. ‘각 당의 반도체산업 육성 정책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 공약은 67.0%, 민주당 공약은 46.8%가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도체산업 관련 공약 호감도도 국민의힘이 31.8%로 민주당(23.5%)을 앞섰다.
하지만 이 같은 여당의 정책 프리미엄은 표심으로 연결되지 않는 분위기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반도체벨트에 출마하는 후보는 대부분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라 공약 수준도 대체로 높다”며 “진보 색채가 짙은 지역색이 표심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천 과정에서 이 지역 현역 의원을 대폭 물갈이했지만 지지세는 흔들림이 없었다. ‘양당 중 공천을 잘한 정당’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6.7%가 민주당을 꼽았다. 국민의힘(28.3%)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강벨트와 낙동강벨트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비해 각각 14.9%포인트, 5.8%포인트 격차로 앞선 것과 대비된다.반도체벨트에서는 40·50대의 민주당 투표 성향이 높았다. 조사에 응한 40대의 44.3%, 50대의 42.1%가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수원에서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 비율이 38.4%로 가장 높았다. 국민의힘은 25.1%였다. 용인에서는 민주당을 뽑겠다는 응답이 34.7%, 국민의힘은 28.9%였다. 화성은 각각 35.4%, 24.8%로 집계됐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