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파열음' 미국-이스라엘, 라파 문제 논의…휴전협상도 재개

미국 제안에 이스라엘, 워싱턴에 고위급 파견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논의 재개…이 협상단 카타르 도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재개된 가운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수위를 놓고 파열음을 내온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상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 백악관과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보도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 달여 만에 통화하면서 조만간 워싱턴으로 이스라엘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는 데 동의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군사정보 및 인도적 지원 분야 등의 고위급 당국자로 구성된 팀을 미국으로 파견해줄 것을 제안했고, 네타냐후 총리도 그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대표단은 이번주 또는 다음주 파견될 예정이며, 그간 서방이 이스라엘에 '레드 라인'으로 경고해온 가자지구 라파 작전을 놓고 후속 협의를 이어가게 된다. 이날 통화는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싸고 두 정상 간의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이뤄졌다.

올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리턴매치를 예고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참상과 맞물려 중동 정책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가자 주민들의 마지막 피란처인 라파를 겨냥한 이스라엘 공격을 만류하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오늘 바이든 대통령과 45분간 통화했다"고 밝히면서도 "하마스 제거와 인질 구출, 가자지구발 안보 위협 해소 등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 달성 약속에 대해 논의했다"며 라파 공격과 관련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달 11일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시작을 앞두고 이스라엘의 불참으로 불발됐던 휴전 협상도 재개됐다.

로이터 통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표단은 이날 휴전 협상 중재국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도착했다.

이스라엘 대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을 포함해 고위급 당국자들이 대표단으로 파견돼 협상을 벌인다. 이번 협상에서 이스라엘은 6주간의 휴전과 40명의 인질 석방 안을 중재국에 제시했다고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가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중재국으로는 이집트 당국자들과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가 나선다.

다만, 일부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스라엘은 도하 휴전 협상에 전혀 낙관적이지 않다"면서 이번 협상에 최소 2주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섣부른 낙관론에 선을 긋기도 했다.

특히 이들 당국자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탄약 판매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관측을 포함해 이스라엘이 직면한 국내외 압박을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 15일 지금껏 고수했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휴전안을 제시했다.

그간 하마스는 영구 휴전, 이스라엘 철군 등을 전제로 한 휴전안을 고수했으나 이번에는 단계적 철군 기한과 영구 휴전 날짜에 합의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이 각각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상대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가운데 나왔다.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단이 카타르에 도착한 19일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가자지구 당국자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라파 지역의 주택과 아파트를 공습해 14명이 숨졌으며, 다른 난민촌도 공습을 받아 6명이 사망했다.

난민촌의 한 주민은 "이제는 천둥이 치는 소리인지, 폭탄이 터진 소리인지 구분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면서 "피란민이 겪는 참혹함이 이보다 더할 수는 없다. 카타르에서 좋은 소식이 들리길 가자지구에서 수많은 이들이 기도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