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도 '집단 사직' 예고…의료 현장은 '조마조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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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의대 교수들 피켓시위·성명 발표…"25일부터 사직서 제출"
경영난에 일부 병원은 의료진에 무급 휴가…지자체도 지원 강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근무를 중단한 지 한 달이 넘은 가운데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또한 가시화하면서 의료 현장의 혼선이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오는 20일 의대별 정원 배분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의·정 간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환자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경영난을 호소하는 병원이 하나둘 늘어나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며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의대 교수들, 비대위 꾸리고 피켓시위도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부산대병원 교수진도 같은 날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부산대 교수회, 양산부산대병원 교수회는 19일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방침을 전했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전날 의대 교수 555명에게 사직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 조사에 참여한 356명의 79.5%가 자발적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집계했다.
충북대병원·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충북대를 방문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외부로 나오기를 기다리며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피켓시위에 나선 교수들은 성명을 통해 "무리한 증원은 필연적으로 의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실력 없는 의사들을 양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구가톨릭대 및 계명대 의대 교수들과 경상국립대 의대 교수진도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는 이상 집단 사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3개 병원(서울아산·울산대·강릉아산병원)을 수련 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부터 교수들로부터 사직서를 취합하고 있다. 대전 건양대 의료원 비상대책위원회도 오는 21일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사직서 제출 방식과 시점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사직서를 내더라도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진료 과목을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 병원 경영난에 지자체도 팔 걷고 나서
이번 사태로 수술·입원실 가동률이 크게 줄어들면서 각 지역 주요 병원 중에는 병동을 통폐합하거나 폐쇄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조선대 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은 최근 입원실 가동률이 40%대로 급감한 데 따라 오는 20일부터 병동 4곳을 다른 병동과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전남대 병원도 기존 비뇨기과·성형외과 2개 병동에 이어 이날부터 정형외과 1개 병동을 추가로 폐쇄했다.
전공의 101명이 자리를 비운 제주대병원도 지난 15일부터 정형외과 재활병동을 폐쇄하고, 이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와 보조 인력 20명을 전공의 업무 대체 조직인 비상진료지원팀에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경북대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도 병동을 통폐합하거나 병상을 축소했다.
의료진 공백에 환자 수 급감으로 인한 경영난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는 병원도 적지 않다.
전남대병원은 병원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현재까지 200억원을 대출받았다.
동아대병원은 지난 12일부터, 부산대병원은 지난 14일부터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등 전 직원에 대해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또 부산대병원은 500억∼60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이번주 중 만들기로 했다.
조선대병원도 향후 정부 지원이 없으면 인건비 지급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각 지자체도 의료 차질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주도는 재난관리기금 7억원을 들여 의료 현장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전북자치도는 재난관리기금 8억원을 우선 투입해 지방의료원 의료진의 연장 근무 수당이나 의료 현장에 파견되는 공중보건의 등의 특별활동 지원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내달 1일 야간·휴일에도 소아청소년과 외래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을 기존 5곳에서 6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응급환자의 전원(병원 간 이송)을 지원하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도 내달 1일 서구 탄방동에 문을 연다. ◇ '집단 유급' 위기 놓인 의대생들
한편, 의대생들 또한 집단으로 휴학계를 내고 이에 의대들이 개강을 일제히 연기하면서 각 지역 의대 캠퍼스는 여전히 텅 빈 모습이다.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분 '2천명'에 대한 대학별 배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20일 오후께 결과를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혀 정부와 의료계 양측 간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현재 인하대 의대의 경우 신입생 52명을 제외한 재학생 252명 중 238명이 휴학계를 낸 상태다.
충북대 의예과 학생 90여명은 개강일이던 지난 4일부터 수업에 나오지 않고 있다.
내달 5일까지 수업에 나오지 않으면 유급 처리된다.
울산대 의대에서는 학생 240명 중 190여 명이 전공의 집단사직에 동참해 휴학계를 제출했다.
학칙상 1학년(40명)은 휴학계 제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과 2학년과 본과 1∼4학년 정원 200명 중 대부분이 동맹휴학에 동참한 셈이다.
이 대학은 오는 29일이면 수업일수 4분의 1을 넘겨 규정상 유급이 발동될 것으로 보고, 다음 달 1일에 개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사태와 관련해 경기지역의 한 의대 관계자는 "재학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개강을 연기하고 있으나 사태가 계속된다면 유급 처리밖엔 방도가 없다"며 "이 경우 내년도 학사 일정에도 차질을 피할 수 없는 만큼 각 대학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박철홍 박정헌 강태현 박주영 김상연 박세진 백나용 이성민 나보배 장지현 박성제 김솔 기자)
/연합뉴스
경영난에 일부 병원은 의료진에 무급 휴가…지자체도 지원 강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근무를 중단한 지 한 달이 넘은 가운데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또한 가시화하면서 의료 현장의 혼선이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오는 20일 의대별 정원 배분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의·정 간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환자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경영난을 호소하는 병원이 하나둘 늘어나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며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의대 교수들, 비대위 꾸리고 피켓시위도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부산대병원 교수진도 같은 날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부산대 교수회, 양산부산대병원 교수회는 19일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방침을 전했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전날 의대 교수 555명에게 사직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 조사에 참여한 356명의 79.5%가 자발적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집계했다.
충북대병원·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충북대를 방문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외부로 나오기를 기다리며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피켓시위에 나선 교수들은 성명을 통해 "무리한 증원은 필연적으로 의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실력 없는 의사들을 양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구가톨릭대 및 계명대 의대 교수들과 경상국립대 의대 교수진도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는 이상 집단 사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3개 병원(서울아산·울산대·강릉아산병원)을 수련 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부터 교수들로부터 사직서를 취합하고 있다. 대전 건양대 의료원 비상대책위원회도 오는 21일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사직서 제출 방식과 시점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사직서를 내더라도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진료 과목을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 병원 경영난에 지자체도 팔 걷고 나서
이번 사태로 수술·입원실 가동률이 크게 줄어들면서 각 지역 주요 병원 중에는 병동을 통폐합하거나 폐쇄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조선대 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은 최근 입원실 가동률이 40%대로 급감한 데 따라 오는 20일부터 병동 4곳을 다른 병동과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전남대 병원도 기존 비뇨기과·성형외과 2개 병동에 이어 이날부터 정형외과 1개 병동을 추가로 폐쇄했다.
전공의 101명이 자리를 비운 제주대병원도 지난 15일부터 정형외과 재활병동을 폐쇄하고, 이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와 보조 인력 20명을 전공의 업무 대체 조직인 비상진료지원팀에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경북대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도 병동을 통폐합하거나 병상을 축소했다.
의료진 공백에 환자 수 급감으로 인한 경영난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는 병원도 적지 않다.
전남대병원은 병원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현재까지 200억원을 대출받았다.
동아대병원은 지난 12일부터, 부산대병원은 지난 14일부터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등 전 직원에 대해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또 부산대병원은 500억∼60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이번주 중 만들기로 했다.
조선대병원도 향후 정부 지원이 없으면 인건비 지급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각 지자체도 의료 차질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주도는 재난관리기금 7억원을 들여 의료 현장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전북자치도는 재난관리기금 8억원을 우선 투입해 지방의료원 의료진의 연장 근무 수당이나 의료 현장에 파견되는 공중보건의 등의 특별활동 지원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내달 1일 야간·휴일에도 소아청소년과 외래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을 기존 5곳에서 6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응급환자의 전원(병원 간 이송)을 지원하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도 내달 1일 서구 탄방동에 문을 연다. ◇ '집단 유급' 위기 놓인 의대생들
한편, 의대생들 또한 집단으로 휴학계를 내고 이에 의대들이 개강을 일제히 연기하면서 각 지역 의대 캠퍼스는 여전히 텅 빈 모습이다.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분 '2천명'에 대한 대학별 배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20일 오후께 결과를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혀 정부와 의료계 양측 간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현재 인하대 의대의 경우 신입생 52명을 제외한 재학생 252명 중 238명이 휴학계를 낸 상태다.
충북대 의예과 학생 90여명은 개강일이던 지난 4일부터 수업에 나오지 않고 있다.
내달 5일까지 수업에 나오지 않으면 유급 처리된다.
울산대 의대에서는 학생 240명 중 190여 명이 전공의 집단사직에 동참해 휴학계를 제출했다.
학칙상 1학년(40명)은 휴학계 제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과 2학년과 본과 1∼4학년 정원 200명 중 대부분이 동맹휴학에 동참한 셈이다.
이 대학은 오는 29일이면 수업일수 4분의 1을 넘겨 규정상 유급이 발동될 것으로 보고, 다음 달 1일에 개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사태와 관련해 경기지역의 한 의대 관계자는 "재학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개강을 연기하고 있으나 사태가 계속된다면 유급 처리밖엔 방도가 없다"며 "이 경우 내년도 학사 일정에도 차질을 피할 수 없는 만큼 각 대학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박철홍 박정헌 강태현 박주영 김상연 박세진 백나용 이성민 나보배 장지현 박성제 김솔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