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공짜인데 이렇게까지…" 단골손님 된 부모들 줄섰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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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난감도서관 '장난감병원' 인기
고장 난 장난감, 의사 거치더니 '새것'
"고물가로 인한 육아 비용 부담 줄여"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장난감도서관에 있는 '장난감병원'에 대한 이야기다. 이곳은 '무료'로 고장이 나거나 파손된 장난감을 수리해주고, 새 장난감을 빌려주기도 하는 공간으로 부모들 사이 입소문이 났다. 고물가 여파로 육아 비용이 부담으로 자리한 부모들에게 이곳은 한숨 돌릴 수 있는 공간이 됐다.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장난감병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장난감 수리 문의 관련 글은 약 50건. '뽀로로 장난감 운전대 깨진 것 수리 가능한가요?' 등 문의 글이 이어졌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병원에 접수된 고장 난 장난감을 합하면 161건에 달할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 방문한 치료실에서는 '장난감 의사'로 불리는 황모 씨가 고장 난 장난감 자동차를 수리하고 있었다. 수리 과정은 실제 병원처럼 이뤄지고 있었다. 가정에서 고장 난 장난감의 문제점을 적어 접수하면, 황씨가 장난감 상태를 진단한 뒤 수리에 들어갔다. 빠진 부품은 없는지, 교체가 필요한 건 없는지 테스트를 거친 뒤 다시 고객에게 연락하는 구조다.
황씨의 손을 거쳐 새로 탄생한 장난감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기쁨이 되고 있었다. 심지어는 단종된 장난감이나 장난감 업체에서도 A/S 처리를 해주지 못한 부분을 이곳에서 해결해 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용 만족도가 높아서 첫째를 키우며 이용하다 둘째를 낳은 뒤에도 꾸준히 찾는 부모들도 있었다.
특히 부모들은 이곳에서 장난감을 대여해준다는 점도 좋다고 입을 모았다. 황씨는 "아이가 장난감을 한번 가지고 놀면 지루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가지 장난감을 대여해서 사용해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장씨도 "첫째 때는 돈 내고 빌려주는 사설 장난감 대여 업체를 이용하다가 이곳을 알게 됐다"며 지금은 어느새 단골손님이 됐다고 했다.
한편 서울 외 다른 지역에도 무료로 운영 중인 장난감 병원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비영리 민간단체가 운영 중인 인천의 키니스장난감병원은 13년째 장난감 무상 수리를 해주고 있다. 이들이 연간 수리하는 장난감은 평균 1만여개에 달하며, 이 지역 거주자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시민들의 이용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