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님은 좋게 말해 경계가 없고 나쁘게 말해 일관성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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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최지인의 탐나는 책이 책은 문윤성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이니 내가 감히 아깝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그래도 탐났던 원고, 비록 지금은 겨울도 다 지나 꽃 피는 계절이지만, 이미 조금 그리워진 크리스마스의 정취를 담아 소개해본다. 신인 작가 김원우가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 <크리스마스 인터내셔널>.
김원우 장편소설 , 아작, 2022
봄날에 선물하고 싶은, 크리스마스 혁명
![<크리스마스 인터내셔널> 표지](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01.36170287.1.jpg)
박사님이 다른 사람보다 나은 점이 뭔지 아세요? 좋게 말하면 학문에 경계가 없고 나쁘게 말하면 일관성이 없어요. (p. 128)
얼개만 따져보면 이상한 흐름이지만 읽다 보면 납득되는 서사를 따라 대책 없이 빠져들게 되던 이야기. 영화와 음악에 관한 레퍼런스들은 이야기의 맥락을 풍요롭게 하고, 작가가 구사하는 유머는 불편하지 않으면서 가벼움과 웃음을 더했다. 언어적인 접근들도 흥미로웠는데, 스포일러를 담을 수는 없지만 후반부 외계인들의 움직임은 어떤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소설 말미의 드라마틱함을 현실에서 이루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용기 있는 평범한 사람들과 그들의 꾸준한 걸음을 향한 응원이 이야기 너머로 잔잔히 전해졌다. 어떠한 낡은 쇠사슬도 막을 수 없는 그들의 인터내셔널을, 김원우가 앞으로 그려낼 소설 속 인물들을, 기대하고 기다려본다. /최지인 편집자·래빗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