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연설 후 지지율 오른 바이든

여론조사 2곳선 트럼프 제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차기 미국 대선 구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우위에서 접전으로 바뀌고 있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13일 시행된 로이터-입소스 조사(3356명 대상·오차범위 ±1.8%포인트)에서 39%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38%)에게 1%포인트 앞섰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8~12일 실시된 시빅스-데일리코스, 모닝컨설트, 야후뉴스-유고브, 이코노미스트, 해리스-포브스 등 5개 업체 조사까지 포함한 6개 여론조사 가운데 두 곳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하지만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를 예상한 곳이 더 많았다. 해리스-포브스(2017명 대상·오차범위 ±2.2%포인트) 조사에선 트럼프(52%)가 바이든(48%)을 오차범위 이상 앞섰다. 직접 선거를 치르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간접 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기 때문에 경합주에서 우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지난달까지 대부분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이상의 지지율 차이를 보이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흐름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일 국정연설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바다(blood bath)’ 발언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 오하이오주 데이턴 국제공항 유세에서 “국경을 넘는 모든 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내가 당선되면 (중국차) 판매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내가 당선되지 않으면 (자동차산업) 전체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등에선 “트럼프가 ‘내가 낙선하면 미국이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했다”며 맹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나라를 망치는 가짜 뉴스 매체와 민주당 파트너들이 ‘피바다’ 용어 사용에 대해 놀란 척한다”며 “바이든의 자동차 수입이 미국 자동차산업을 죽이고 있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의 발언을 편집한 동영상을 X(옛 트위터)에 업로드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며 “그(트럼프 전 대통령)는 피바다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