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후회하냐고?…후회하지 않으려고 창업하죠" [최진석의 실리콘밸리 줌인센터]

‘실리콘밸리 줌인센터’는 이 지역의 창업자, 최고경영자(CEO), 엔지니어,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인물을 ‘줌인(zoom in)’해 그들의 성공, 좌절, 극복과정을 들여다보고 지역의 ‘주민’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어봅니다. 앞으로 줌인센터에 가능한 많은 주민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청년 창업 지원의 연령 제한이 사라졌으면 한다.” 최근 한국에서 미국을 방문한 스타트업 창업자가 한 말입니다. ‘청년’이라는 단어로 30대까지만 지원을 해주는 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많은 경험을 해 본 40~50대 창업자의 스타트업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경험과 연륜에 가점을 줘야 한다는 것이죠.

이번에 소개할 김태훈 튜러닝 대표가 이와 같은 얘기를 할 때 거론될 인물 같습니다. 한양대학교 전자공학과 90학번인 김 대표는 25년 이상 ICT 모바일 인터넷 소프트웨어 프로덕트를 개발해온 전문가입니다. SK텔레콤, 와이더댄, 삼성전자 등에 몸담았던 김 대표는 작년에 튜러닝을 창업하고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창업엔 나이가 없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김 대표의 도전기입니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한양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습니다. SK텔레콤 재직 시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담당했습니다. 이후 스타트업 와이더댄 창립멤버로 참여해서 국내 최초 음악서비스 플랫폼 만들었습니다. 당시 첫 번째 고객이 멜론, 두 번째 고객이 버라이즌이었습니다. 링백톤. 컬러링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나스닥 상장까지 하게 되면서 미국으로 왔습니다. 이후 삼성전자 미주법인에서 파트너십을 담당했습니다. 작년에 튜러닝을 창업했습니다.

Q. 튜러닝은 어떤 회사인가요.
A. 교육 플랫폼입니다. 선생님과 학생 매칭 및 라이브 튜터링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보다 효율적이고 즉각적으로 교육이 이뤄질수록 지원합니다. 미국에서 학생들은 집에서 공부할 때 개인 튜터를 찾는데 어려움 겪고 있습니다. 반면, 많은 학교 선생님들은 방과 후에 과외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죠. 이들 간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튜너링입니다. 장기적인 튜터링이 아닌 문제 중심의 원포인트 튜터링을 중심으로 합니다. AI 기반 튜더링 솔루션도 있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도 비용부담이 적고, 궁금한 부분만 콕 집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Q. 다른 교육 플랫폼과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든 개인 맞춤형 튜터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은 크게 두 종류의 수업 중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AI 튜터를 통해 바로바로 저렴하게 학습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튜터 선생님과는 라이브 수업을 통해 자세한 맞춤형 수업받을 수 있습니다. 튜터 선생님은 이와 별도로 개인별로 AI 튜터를 훈련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은 자신이 훈련한 AI 튜터의 활동을 통해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AI 튜터는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 제약으로부터도 자유롭습니다.
기존의 다른 교육 플랫폼은 AI 전환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죠. 튜러닝은 플랫폼 구축 단계부터 이런 부분을 담았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Q. 구체적으로 어떤 체계를 갖추고 있나요?
A. 학생이 질문과 주제를 입력하고 튜터를 선택해 예약합니다. 그럼 AI 튜터링 어시스턴트 툴을 통해 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준비됩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통해 초안 답변이 생성되는 것이죠. 이를 튜터가 알맞게 수정 보완하고 추가적으로 관련된 개념을 정리해줍니다. 마지막으로 유사한 질문을 3개 정도 준비합니다. 질문도 IP가 있기 때문에 튜터가 직접 만들게 됩니다. 일종의 AI를 활용한 수업준비인 것이죠.

이 수업준비 자료로 AI 모델을 훈련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파인튜닝하는 데이터 세트가 됩니다. 이를 통해 AI 튜터의 퀄리티가 향상됩니다. 난도 낮은 문제풀이는 AI 튜터가 풀어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김창식 선생님’이 ‘AI 김창식 선생님’을 키우는 겁니다. 그리고 AI 김창식 선생님으로 인한 이익을 얻을 수 있죠.

미국에서 튜터의 비용은 시간당 30달러 정도 합니다. 아직 금액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AI 튜터는 시간당 3달러로 더 저렴 합니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할 수 있고, 번역을 적용하면 전 세계 대상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아이들 있는 곳엔 선생님이 있어야 합니다. 튜러닝은 미국에서 시작하지만 전 세계 누구든지 튜터가 될 수 있고, 전 세계 모든 학생 누구나 이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교육비 부담을 덜 수 있고, 실력 있는 선생님은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Q. 현재까지 진행 상황과 계획을 설명해주세요.
A. 튜터와 학생을 매칭하는 플랫폼은 작년에 만들었습니다. 학생의 질문에 대한 튜터 선생님 추천, 온라인 튜터링(비디오, 오디오 셋), 화이트보드. 튜터링 세션 기반의 지불 및 정산 시스템 등을 갖췄죠. 올해 AI 튜터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펀딩을 하는 중입니다.
올해 3~4월에 매칭 플랫폼을 론칭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에 전체 플랫폼에 대한 프로토타입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AI 튜터는 개인화도 가능합니다. 학생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해 이에 맞는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죠. 부모님을 대신해 아이에게 공부시킬 수도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를 활용하면 데일리 공부 코칭을 할 수 있습니다.Q. 왜 창업이라는 길을 선택했는가
A. 와이더댄의 창립 멤버로 일하며 2005년 나스닥 상장까지 경험했습니다. 글로벌하게 경험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봤습니다. 그리고 AI 시대가 새롭게 열리는 시기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의 인생철학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입니다. 세상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 론칭하는 일은 너무나 힘듭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쓰면서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서 느낀 희열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지만, 나중에 결과가 좋을 것을 기대하며 도전하는 것이죠.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Q. 창업 전선에 나선 것을 후회하지는 않나요?
A. 후회하지 않으려고 이 길을 택한 겁니다. 창업은 어려운 길입니다. 아마 도전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실패할 것입니다. 창업은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무엇을 잘하는지 알아가는 것이죠. 그래야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 수 있으니까요.(웃음)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