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OPEC+ 감산 연장 안 해도 3분기 85∼90달러"

"연준이 금리 인하하면 유가 급등할 수도"
국제유가가 OPEC 플러스(OPEC+) 회원국들이 추가 감산 연장을 하지 않더라도 3분기에 배럴당 85∼90달러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소재 글로벌 원유거래업체 군보르의 프레데릭 라세르 글로벌 리서치·분석 총괄은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주최로 미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CERAWeek)에서 이같이 말했다.

라세르 총괄은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들이 2분기 이후에도 감산을 연장한다면 유가는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현재로서는 2분기 이후 감산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이와 함께 국제유가는 현재 중동 분쟁으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데도 풍부한 공급량 덕분에 배럴당 8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라세르 총괄은 "사우디가 유가를 80달러대에서 안정시키려면 단기적으로 공급을 관리하는 '스윙 프로듀서' 역할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라세르 총괄과 다국적 원자재 중개업체인 트라피구라그룹의 벤 러콕 글로벌 석유 담당 총괄은 현재 진행 중인 전쟁과 파나마 운하와 홍해 등 주요 수송로의 운송 차질 등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 국제유가가 급등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석유 수요는 올해 하루 70만 배럴 증가하면서 올해 전 세계 수요 증가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라세르 총괄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제프 커리 에너지 부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몇 달 내 금리를 인하하면 유가는 현재 컨센서스 전망치 배럴당 70∼90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의 제조업 지원과 유럽의 비축유 재구축 움직임으로 인해 석유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의 강세가 예상된다면서 "상승 여력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금리 인하가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전망과 공급 우려로 구리 가격이 1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또 최근 몇 달간 유가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왔으나 이날 러시아 정유공장 가동 중단 우려가 제기되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87달러를 넘어섰다.

커리 책임자는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제대로 조율하기 힘든 에너지 전환의 특성 등으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화석연료와 친환경 에너지원을 모두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