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기업 현실 돌아보게 만드는 젠슨 황의 'AI 혁신'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인류의 산업과 기술 발전사에 새 장을 열었다. 엊그제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4 행사를 통해 이 회사가 공개한 ‘슈퍼칩 블랙웰’의 성능과 기능은 아찔할 정도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산업에서 AI를 구현할 수 있는 블랙웰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그는 “AI발 새로운 산업혁명이 시작됐다”며 AI를 탑재한 여러 대의 로봇을 불러 세워 함께 포즈도 취했다. 개성 있는 점퍼 차림새로 개당 1억원대 ‘괴물 AI칩’을 자신감 있게 소개한 행사는 최정상급 아이돌 공연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뜨거운 2시간짜리 대형쇼였다. AI 시대를 주도하는 미국, 그런 미국의 산업과 경제를 이끌어가는 슈퍼스타 기업인의 모습을 거듭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였다. 이 기업에 SK하이닉스가 앞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곧 가세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HBM을 현재 테스트 중인데, 기대가 크다”는 젠슨 황의 한마디에 어제 삼성전자 주가가 오랜만에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미래에 움직이는 모든 것은 로봇이 될 것”이라는 그의 장담은 과장이 아닐 것이다. 엔비디아의 그간 성과에 새 슈퍼칩의 놀라운 제원을 보면 ‘혁신’이라는 말을 다시 정의해야 할 서비스나 제품이 우리 앞에 설 날이 머지않았다. 기업을 존중하는 좋은 풍토와 빼어난 기업인이 개척하는 아스라한 미래가 다가서는 것이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AI칩 전쟁’에서 한국이 뒤처져선 안 된다. 그러면서 국내 현실을 반성적으로 보게 된다. 어제도 윤석열 대통령은 상공의 날 연설에서 “기업가가 가장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산업현장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행정규제 혁파부터 기업인에 대한 인식 제고까지 갈 길이 멀다. 경영권 방어 및 보호 방안, 상속세 문제 등 가업승계 걸림돌 제거가 무엇보다 다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