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인 ETF' 수익률, 민주당이 공화당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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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TF 트렌드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 테마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투자하는 종목을 추종하는 ETF 수익률이 공화당 의원 투자 종목으로 구성된 ETF를 크게 앞질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 추종 ETF는 빅테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반면 공화당 추종 ETF는 금융·에너지 기업 위주로 투자해 성과 희비가 엇갈렸다는 설명이다.
'정치인 투자 종목' ETF 누적수익률
빅테크 집중한 민주 36%
금융·에너지 담은 공화 17%
전문가들 "포트폴리오 검증 안돼
정치인 보유종목만 추종할 뿐"
○빅테크 vs 금융·에너지
19일(현지시간) 주식정보 플랫폼 언유즈얼 웨일스에 따르면 민주당 추종 ETF인 ‘언유즈얼 서버시브 민주당 ETF(티커명 NANC)’ 수익률은 올 들어 10.6%를 기록했다. ETF가 출시된 작년 2월 7일 이후 이날까지 수익률은 36.48%에 달했다. 반면 공화당 추종 ETF인 ‘언유즈얼 서버시브 공화당 ETF(KRUZ)’의 수익률은 6.6%, 출시일 이후 수익률은 17.71%다.미국 주식거래금지법상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은 본인 또는 배우자가 1000달러 이상의 주식을 거래한 경우 관련 정보를 45일 이내 의회 사무처에 보고해야 한다. 의회 사무처는 해당 거래내역을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NANC, KRUZ 등 두 ETF는 이렇게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각각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NANC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원(전 하원의장)을, KRUZ는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칭한다.
두 ETF의 투자 성향이 확연히 구분되면서 최근 1년 새 수익률 희비도 갈렸다. 운용자산(AUM) 규모가 5173만달러에 이르는 NANC는 주로 정보기술(IT) 업체에 투자해왔다. 지난 2월 기준으로 포트폴리오 내 IT업계 투자 비중은 25%가 넘는다. 상위 편입 종목 5개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애플, 엔비디아, 세일즈포스 등이 꼽힌다.1243만달러 규모의 KRUZ는 주로 가치주를 담고 있다. 금융·에너지 업종 비중이 두드러진다. 두 업종의 투자 비중이 24% 이상이다. KRUZ의 상위 5개 종목에는 컴포트 시스템 USA를 비롯해 인텔, 코노코필립스, 셸, 엔비디아 등이 들어 있다. 브라이언 아머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NANC의 포트폴리오는 성장주에 편향돼 있고, KRUZ는 가치주에 쏠려 있다”며 “이런 투자 성향 때문에 인공지능(AI) 열풍을 탄 NANC 성과가 KRUZ를 크게 앞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치인 보유종목 투자…검증 안 돼”
이들 ETF의 투자 성과가 크게 엇갈리자 투자자들의 쏠림현상도 두드러졌다. 런던증권거래소(LSEG)의 펀드조사 서비스인 LSEG리퍼에 따르면 올 들어 NANC의 순유입액은 328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KRUZ는 580만달러에 그쳤다.투자자들이 이 같은 ETF에 몰리는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 때문이다. 미국 의회에서 상당수 의원이 기업 관련 조사나 입법 등 내부 정보에 접촉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2021년 펠로시 하원의원 남편인 폴 펠로시는 2021년 구글(알파벳) 주식에 대한 콜옵션(주식매수권)을 행사했다. 행사한 지 7일 만에 미국 하원에선 빅테크 반독점 법안을 공개 검토했다. 이와 함께 폴 펠로시는 테슬라 투자를 통해서도 막대한 수익을 거둬 논란이 된 바 있다.다만 일각에선 이런 ETF 구조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양당 정치인과 가족들의 주식 신고 내역을 추종할 뿐 포트폴리오의 검증 절차는 없다는 것이다. 투자 자문사 QVM그룹의 리처드 쇼 애널리스트는 “정당 추종 ETF는 순전히 운에 맡기는 투자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