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구찌 안팔려…케링, 매출 10%감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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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1분기 매출 20% 줄 듯명품 브랜드 구찌의 모기업인 프랑스 명품업체 케링그룹이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한 달 앞두고 매출 감소를 미리 예고했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올해 명품시장 성장세 주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케링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50억1000만유로(약 7조2700억원)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구찌 매출이 지난해 1분기(26억2000만유로)보다 20%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다음달 23일 발표된다.
이날 케링은 “주로 구찌의 가파른 매출 감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매출 감소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감소 소식에 이날 케링그룹의 주가는 파리 증시 개장 직후 전날보다 14% 급락했다.
앞서 케링은 핵심 브랜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브랜드 재조정으로 올해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링은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찌와 함께 입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케링은 지난달부터 판매 중인 사바토 데 사르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새 라인업과 관련해 “반응이 매우 좋다”며 “앞으로 몇 달간 신제품 판매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팬데믹 이후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 에르메스 등 경쟁업체 대비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사르노를 영입했다.
이에 대해 피랄 다다니아 RBC 애널리스트는 “구찌가 턴어라운드 초기 단계이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신제품을 확대할 예정이기 때문에 고객 반응을 평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1분기 매출이 전기 대비 3%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링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에르메스와 LVMH의 성장세도 작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날 HSBC는 “명품 브랜드의 판매환경이 어려워졌다”며 LVMH 목표 주가를 860유로에서 845유로로 낮췄다. UBS는 올해 명품 시장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연평균 10%)의 절반 수준인 5%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 들어 에르메스 주가는 이날까지 36.62%, LVMH는 같은 기간 18.98% 상승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