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난 오펜하이머 아냐…AI 폭탄 안 터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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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 둘째날“딱 5년 남았습니다.”
인간 닮은 AGI 5년 내 등장할 것
엔비디아는 이젠 칩 아닌 SW기업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9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둘째 날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범용 인공지능(AGI)이 언제 등장할 것인가”란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AGI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다”며 “인간이 개발한 모든 종류의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AI를 AGI라고 정의한다면 5년 안에 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황 CEO는 AI 기술과 시장 전망, 한국 HBM 개발 능력, TSMC와의 협력 관계, 엔비디아의 비전 등에 대해 90여 분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AI는 사람을 해치는 폭탄이 아니고, 나도 오펜하이머가 아니다”며 “AI는 이미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황 CEO는 “HBM으로 인해 AI 칩 성능이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다”며 “이것을 만드는 한국 기업은 대단하고 비범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TSMC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TSMC와는 가장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며 “훌륭한 제조 능력을 갖춘 TSMC는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술 발전에 따른 부작용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황 CEO는 “오펜하이머는 폭탄을 떨어뜨렸지만 나는 아니다. 생성 AI로 인해 사람이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 대신 자연어로 명령하는 등 긍정적인 면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AI의 ‘환각’ 현상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그는 “모든 답변을 제시하기 전에 먼저 정보를 찾아보도록 명령하면 환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정보를 검색하고 그중 가장 적합한 내용을 찾아 요약해주도록 한다면 보다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황 CEO는 간담회 내내 여러 차례 “엔비디아는 더 이상 AI 칩 회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는 ‘AI 소프트웨어 회사’”라고 강조했다. AI 칩을 설계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를 활용해 기업이 다양한 신기술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직접 신기술과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개발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유한 기업이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인프라(AI 칩, 서버)와 기술까지 제공해준다”며 “앞으로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이런 비즈니스가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너제이=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