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억원 매물로 나온 명동 호텔…상권 회복세에 '경매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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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경매 기일 이틀 앞두고 '취하'2300억원의 감정가를 기록하며 유명세를 탔던 서울 중구 명동 호텔 경매가 무산됐다.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인수자 찾은 듯
21일 경·공매 데이터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중구 을지로2가의 명동센트럴빌딩과 와이즈빌딩에 대한 경매가 신청자의 취하로 취소됐다. 두 빌딩은 스카이파크 호텔 8개 지점 중 2개인 '호텔스카이파크 명동2호점'과 '호텔스카이파크 센트럴 명동점'이다. 이들 호텔은 1차 감정평가액이 2292억6000만원으로 책정돼 지난해 11월 경매에 나섰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유찰됐다. 지난 20일 감정가보다 20% 낮은 1834억원에 2차 경매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기일을 이틀 앞두고 경매가 취하됐다.
호텔스카이파크의 경매 신청자는 NH투자증권이 세운 특수목적법인 '알에이치제삼차'다. 2018년 KB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건물을 인수할 당시 NH투자증권이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 뒤 KB자산운용에 청구액만큼을 대여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초 만기를 앞두고 매각을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못해 NH투자증권이 경매에 나섰다. 동시에 부실채권(NPL) 인수자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명동 상권에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고, 스카이파크 호텔이 그 중심에 서면서 2차 감정가 1834억원을 넘는 가격에 매각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지난해 4분기 명동 상권 공실률을 9.4%로 집계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0%포인트 낮아졌다.지난해 스카이파크호텔의 연평균 객실 점유율도 95%를 웃돌았다. 3성급 호텔임에도 제휴사 협업, 특화 패키지, 언택트 스마트호텔 시스템 등 투숙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매수자를 계속 물색하다 극적으로 협상이 됐거나,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에 매수 의향이 있는 투자자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