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네 아파트 3주 만에 2억 뛰었어요"…집주인들 '환호'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서울 아파트값, 16주 만에 보합으로 전환
전셋값, 44주 연속 상승세 유지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경. 사진=한경DB
서울 집값이 16주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다. 송파구에선 한 달도 되지 않아 집값이 2억원 가까이 뛴 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집값 '바닥론'이 솔솔 피어오르는 이유다. 전문가는 "매수 문의가 늘면서 일부 단지에선 집주인이 집값을 높이면서 계약이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집값은 전주 하락(-0.01%)에서 보합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27일) 마지막으로 보합을 기록한 후 4개월 만이다. 송파구가 0.04% 상승해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잠실동, 가락동 등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가락동에 있는 ‘헬리오시티’ 전용 84㎡도 지난 7일 20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면적대는 지난달 18억8000만원(15일) 거래됐는데 불과 3주 만에 2억원 가까이 가격이 뛰었다.

가락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아직 신고는 안 됐지만 전용 84㎡가 최근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얘기가 있다"며 "지난해 10월까진 집값이 막 치솟았다면 지금은 고점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들도 20억5000만원대까진 대부분 수용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잠실동에 있는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 14일 23억6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4일에도 23억7500만원에 팔려 이달 들어서 23억원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 면적대는 지난달 24억4500만원까지 오르면서 올해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다시 22억원대(2월 29일 22억8500만원)까지 조정받았지만 이달 들어서 소폭 오른 가격에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 잠실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찍었던 25억원대까진 아니어도 거래가 하나둘 늘어나면서 근접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동작구(0.05%) 집값도 강세다. 상도동에 있는 '힐스테이트 상도 센트럴파크' 전용 84㎡는 지난 4일 13억원에 팔렸다. 지난 1월과 2월 12억원 후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집값은 이달 들어 13억원대를 뚫었다.

노량진동에 있는 '신동아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7일 10억15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9억원대(9억9500만원) 거래가 눈에 띄었지만 올해 들어 신고된 계약은 모두 10억원대다. 이 밖에도 종로구(0.02%)는 홍파동과 사직동 주요 단지에서, 서대문구(0.02%)는 남가좌동과 북아현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뛰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면서 일부 단지에선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높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며 "올라간 가격에 거래가 맺어지면서 집값이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전셋값도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이번 주 전셋값은 0.07% 뛰었다. 전주(0.08%)보다 상승 폭이 일부 줄어들긴 했지만 44주 연속 오름세다.강북권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진다. 강북구(0.13%)는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발생하면서 미아동과 번동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노원구(0.13%)는 월계동과 상계동 역세권 인근 단지 위주로, 은평구(0.13%)는 역촌동과 대조동 구축에서, 용산구(0.12%)는 이촌동에서 가격이 뛰었다.

강남권에선 구로구(0.11%)가 온수동과 항동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동작구(0.11%)는 대방동과 노량진동에서 전셋값이 올랐다. 금천구(0.09%), 서초구(0.08%) 등도 전셋값이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으로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 내 역세권과 실수요자 선호 단지로 이주 수요가 늘고 있다"며 "전세 물건이 줄고 상승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