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 되는 中 군사 위협에…대만 '전쟁세 도입' 만지작

대만 정부 '금융워게임' 시행
전쟁비용 마련·외환통제 논의
대만이 군비 증강을 위해 ‘전쟁세’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대만 중국시보에 따르면 좡추이윈 대만 재정부 장관은 전날 입법원(국회) 질의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정세가 우려돼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전쟁 재원 마련 일환으로 세금 인상 등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안 상황이 악화하면 대만이 ‘전쟁세’를 도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그는 또한 “양안 전쟁 발발에 대비해 지난해 10월과 12월 재정부가 ‘금융 워게임’을 시행했다”며 “전쟁 비용 마련과 자금 동원 및 중앙은행 등 외환 통제, 군용품의 신속한 통관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좡 장관은 관련 정책 도입을 위해선 반드시 입법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천궈량 대만 정치대 재정학과 교수는 “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장기부채 발행 상한선(40.6%)까지 약 2조5000억대만달러(약 104조원)의 여유가 있어 국채 발행으로 전쟁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빠를 것”이라며 “전쟁이 장기화하면 기부나 소비세 추가 징수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만은 1955~1989년 민생필수품이 아닌 수입 물품에 대해 외환 결제 시 1달러(약 1300원)당 0.5대만달러(약 21원)에 달하는 노동·군사 특별 기부금을 추가로 징수한 바 있다.한편 이날 대정부 질의에서는 중국과 대만 간 전쟁이 일어나면 외국 자본이 대거 유출될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야당인 국민당의 왕훙웨이 입법위원은 “대만 주식시장 내 외국 자본 비율이 40%가 넘는 8000억달러로 한국과 일본보다 많고, 대만 외환보유액인 5694억달러(약 755조원)보다 많다”며 “최악엔 이들 외국 자본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