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 해킹으로 4조 탈취…핵개발 재원 40%"

김여정 핸드백 사진 본 디올
"우리 것 같지만 진품 확인 안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작년 9월 러시아 방문 때 든 명품 추정 가방(붉은 원)의 진품 여부 규명을 위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와 크리스찬디올이 서신을 주고받은 사실이 공개됐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6년간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을 통해 탈취한 금전이 4조원대라는 내용이 담긴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다.

2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공개한 전문가 패널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해 전체 외화 수입의 절반을 조달했다. 또 대량살상무기 개발 프로그램 재원의 40%가 이 같은 사이버 활동으로 조달된 것으로 파악된다.보고서는 또 “지난해 북한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암호화폐 탈취 사건 17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2017~2023년 북한이 가상자산 관련 회사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가해 탈취한 금액이 30억달러(약 4조원)로 추산된다”고 했다.

한 사이버 업체는 북한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이버 도둑”이라고 표현했다.

대북제재위는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해 9월 러시아 방문 당시 소지한 명품백과 관련해 명품업체 크리스찬디올과 서신을 주고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북한에 사치품을 보내는 건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디올 측은 지난해 11월 회신에서 “우리 제품인 것으로 강하게 추정되나 (사진만으로는) 진품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북한 인사가 해당 제품을 어떻게 획득했는지 알 수 없으며, 제재 규정 준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판매 형식으로 이전되는 것까지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