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이 동네는 1억이면 된대"…'싼 집값'에 거래 터졌다
입력
수정
"저렴한데 개발 호재까지"…일산 아파트 거래 터졌다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1기 신도시 일산이 위치한 경기도 고양시에서 주택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에 이어 신생아 특례대출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양시 아파트 거래량, 전년 대비 23.3% 증가
신혼부부 유입 증가…신생아 대출 효과
저렴한 가격에 재건축·교통 호재가 매력
22일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고양시 주택 거래량이 2217건을 기록했다. 거래 신고가 대부분 마무리된 1, 2월만 놓고 봐도 1916건을 기록, 전년 1559건에 비해 2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주택 거래량이 3만3984건에 그치면서 전년 3만4501건에 비해 1.5%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1월과 2월 아파트 거래량도 1116건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905건에 비해 23.3%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일산서구와 덕양구의 거래량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까지 일산서구에서 368건이 거래됐는데, 전년 294건에 비해 25.1% 늘었다. 같은 기간 덕양구에서도 505건이 매매됐다. 전년 383건에 비해 31.8% 증가한 양이다.
고양시 아파트 거래량 23.3% 증가…신혼부부 유입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젊은 신혼부부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산서구 주엽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지난 주말에도 신혼부부 세 쌍이 집을 둘러보고 갔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될 때만 하더라도 어쩌나 싶었는데 한숨 돌렸다"고 말했다.덕양구 행신동 개업중개사도 "서울로 출퇴근하는 신혼부부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며 "주거 여건이 양호한데 가격 부담도 크지 않아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아 매수하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신생아 특례대출은 2023년 이후 출산했으면서 부부 합산 연 소득 1억3000만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저리에 대출해주는 정부 지원 사업이다. 전용 85㎡ 이하면서 가액 9억원 이하라는 조건도 있는데, 소득과 대출 기간 등에 따라 연 1.6~3.3% 금리가 적용된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고양시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5억1700만원이다. 서울 평균 매매가격인 11억9500만원의 절반 이하인 것은 물론 경기도 평균인 5억4300만원보다도 저렴한 가격이다. 평균 매매가를 가정해 생애 최초 담보인정비율(LTV) 80%를 적용하면 1억원가량의 현금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셈이다.
개별 단지를 보더라도 평균 매매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일산서구의 대표 학원가인 후곡 학원가와 맞닿은 일산동 '후곡4단지' 전용 84㎡는 이달 6억원(10층)에 팔렸다. 인근 '후곡7단지' 전용 84㎡ 역시 5억7700만원(15층)에 매매됐다. '후곡 11,12단지' 전용 59㎡는 이달 3억29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경기도 평균보다 저렴한 가격…개발 호재도 대기 중
덕양구는 경의중앙선 행신역과 지하철 3호선 화정역 사이에 구축 대단지 아파트가 다수 조성되어 있다. 행신역 인근 행신동 '무원10단지' 전용 84㎡는 이달 5억원(10층)에 손바뀜됐다. 화정역 주변 화정동 '별빛9단지' 전용 84㎡도 5억85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소형 면적 가격은 더 저렴하다. 행신동 '샘터2단지' 전용 59㎡도 3억4800만원(16층)에 팔렸다.이들 지역에는 개발 호재도 예정되어 있다. 일산서구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른 재건축 준비가 한창이다. 강촌 1·2단지와 백마 1·2단지, 후곡 3·4·10·15단지 등이 각자 통합 재건축 채비에 나서고 있다.
덕양구도 최근 발표된 '고양은평선 광역철도 기본계획'안에 행신중앙로역이 반영되면서 행신동에 지하철이 들어서는 것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고양은평선은 서울 새절역과 경기 고양시청 간 15㎞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다.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마포, 여의도 등 서울 서부로 출퇴근해야 하는 직장인이 생활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진 아파트를 3억원대 가격에 얻을 수 있는 곳은 고양시뿐"이라며 "저가 매수가 가능한데다 개발 호재가 겹치면서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