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전형 80%로…의사 정주 높이는 제도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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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76명서 200명으로 늘어난 경상국립대 권순기 총장“2027학년도까지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80%로 확대해 지역에서 일할 의사를 육성하겠습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사진)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72% 수준인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일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발표에서 경상국립대의 정원은 현재 76명에서 200명으로 단숨에 124명 늘었다. 전국 40개 의과대 중 충북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증원 규모다.권 총장은 경남의 심각한 의료 공백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인구 330만 명인 경남에서 연간 76명의 의사만 배출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란 얘기다. 이번에 정원이 200명으로 늘어도 인구 비례로 보면 전국에서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 종사자도 전국 평균보다 낮고, 전체 18개 시·군 중 의료취약지구가 14개나 된다”며 “산청군 보건소에서 연봉 3억6000만원을 준다고 해도 지원하는 의사가 없었던 것만 봐도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총장은 늘어난 의사가 모두 지역에서 일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80%까지 확대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에서 고교 전 과정을 이수한 학생만 지역 내 의대에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다. 2028학년도 입시부턴 중·고교 6년을 지역에 살아야 한다.
처음부터 ‘지역 의사 트랙’을 신설해 학생을 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졸업 후 수도권으로 떠나지 못하게 입학 단계부터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논의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정주 가능성을 높일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경상국립대 의대의 특성화도 계획 중이다. 권 총장은 “지금까지는 정원이 적어 한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잘하는 분야에 자원을 더 투입할 수 있게 됐다”며 “한국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분야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