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통제에 맞선 예술가…안리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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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20세기 남유럽의 알바니아는 격랑의 시대를 보냈다.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에 자리한 탓에 여러 전쟁을 겪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섰다. 1990년대 민주화의 물결이 일렁일 때까지 예술가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했다.
알바니아 출신 세계적인 예술가 안리 살라(50·사진)는 예술에 대한 통제에 정면으로 맞선 작가다.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폐쇄적인 사회와 소통 단절을 풍자하는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최근 프레스코 기법을 활용한 회화 연작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1976년생인 살라는 조국 알바니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술학교 티라나 국립예술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하지만 정규 교육과정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작품의 주제부터 화풍, 색채까지 엄격히 통제된 사회 분위기 때문이었다. 회화가 아니라 영상 작업에 몰두한 것도 틀에 박힌 예술 풍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무채색 도시였던 고향 티라나가 알록달록한 사회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색칠해 주세요’(2003), 사라예보 내전을 담은 ‘붉은색 없는 1395일’(2011) 등을 선보였다.작가의 예술 실험은 최근 대리석을 결합한 프레스코화에 도달했다. 프레스코는 덜 마른 회반죽 바탕 위에 안료를 채색하는 기법이다. 서울 이태원동 에스더쉬퍼에서 5월 11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서 그의 근작을 만나볼 수 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