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차준환, 세계선수권 쇼트 9위…4회전-3회전 점프서 넘어져

안정 대신 도전 택한 차준환, 고난도 구성 요소 펼쳤으나 아쉽게 실패
2년 연속 세계선수권 메달 먹구름…3위 말리닌과 17.73점 차
대한빙상경기연맹 공동취재단·김경윤 기자 =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의 세계선수권대회 2년 연속 메달 획득 도전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4회전 점프와 3회전 점프를 붙여 뛰는 초고난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하다가 넘어지면서 메달권과 멀어졌다.

차준환은 2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벨 센터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6.27점, 예술점수(PCS) 42.94점, 감점 1점, 총점 88.21점을 받아 9위에 그쳤다.

1위 우노 쇼마(107.72점·일본)는 물론, 2위 가기야마 유마(106.35점·일본), 3위 일리야 말리닌(105.94점·미국) 등 메달권에 포진한 선수들과 큰 점수 차로 벌어졌다. 지난해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차준환은 올해 2년 연속 입상에 도전했으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최종 순위가 결정되는 프리스케이팅은 24일 열린다.

차준환은 이날 첫 번째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다가 크게 넘어졌다. 힘차게 속도를 높인 뒤 뛰어올라 첫 점프인 4회전 살코를 잘 처리했으나 뒤에 붙이는 3회전 토루프에서 중심이 흔들리면서 은반 위로 떨어졌다.

차준환은 이 점프에서만 수행점수(GOE)가 4.85점이나 깎였고 총점 감점 1점까지 받았다.

그러나 차준환은 더 흔들리지 않았다. 나머지 수행 요소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그는 곧바로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성공했고, 플라잉 카멜 스핀을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처리했다.

이후 후반부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까지 완벽하게 뛰었다.

모든 점프 과제를 마친 차준환은 빠른 박자로 체인지 풋 싯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스텝 시퀀스를 연기했다.

세 연기 요소 모두 레벨 4를 받았다.

연기를 마친 차준환은 고개를 흔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4회전-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는 차준환이 수년 전부터 도전한 초고난도 과제다.

그는 이 기술 없이는 올림픽 메달 획득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뒤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그러나 4회전-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의 성공률은 쉽게 오르지 않았다.

올 시즌엔 오른쪽 발목 신경 부상이 겹치면서 국제대회에서 제대로 시도하지 못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4회전-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를 꺼내 들었다.

4회전-3회전 점프 대신 3회전-3회전 점프를 뛰면서 안정적으로 메달 경쟁에 나설 수도 있었으나, 차준환은 도전을 택했다.

차준환은 경기 후 "도전적으로 (고난도) 연기 구성을 시도해봤다"라며 "(첫 점프에서) 실수가 나와 당황했으나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나머지 연기를 펼쳤다.

그래도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종목에 함께 출전한 김현겸(한광고)은 74.89점으로 21위, 이시형(고려대)은 73.23점으로 24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