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교육·경제] "기업들 탈중국, 한국 아시아허브 될 절호의 기회"…주한美상의, 윤 대통령에 '기업유치 보고서' 전달

생각하기와 글쓰기

한, 아태본부 선호국 조사서 싱가포르 이어 2위
중대재해법, 주52시간 등 과도한 규제 '걸림돌'
“수시로 나오는 비정기 세무조사, 융통성 없는 주 52시간 근무제, 최고경영자(CEO)만 괴롭히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같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은 규제만 풀어도 글로벌 기업이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한국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암참)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아태 본부를 한국으로 유치하자’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기업의 요구 사항을 한국 정부에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AMCHAM이 ‘기업 유치 전략 보고서’를 작성해 한국 대통령에게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본지 3월 19일자 A1, 3면 참조

제임스 김 AMCHAM 회장은 18일 기자와 만나 “미·중 갈등 여파로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중국과 홍콩을 떠나는 절호의 기회를 한국이 놓쳐서는 안 된다”며 “외국 기업의 한국 진출을 막는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주면, AMCHAM이 나서서 글로벌 기업들이 아태 본부를 한국에 설치하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AMCHAM이 작성한 ‘한국의 글로벌 기업 아태 지역 거점 유치전략 보고서’는 외국 기업의 한국 입성을 막는 과도한 규제로 △주 52시간 근무제 △비정기 세무조사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들었다. 보고서는 “싱가포르는 정규 근로시간(주 44시간) 외에 한 달에 72시간까지 초과근무를 허용하지만, 한국은 1주일 단위로 근무시간을 규제하는 탓에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AMCHAM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CEO들의 한국행(行)을 막는 대표적 규제”로 꼽았다. 김 회장은 “정작 괴롭힌 가해자는 내버려두고 사용자(CEO)를 처벌하는 법에 많은 외국 CEO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만 정비해도 많은 글로벌 기업이 아태 본부를 한국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최근 AMCHAM이 800여 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이 싱가포르에 이어 ‘아태 본부를 두고 싶은 국가’ 2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싱가포르 등에 비해 낮은 생활비, 정보기술(IT) 인프라와 한류 문화, 교육 여건 등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김우섭/김형규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기업들의 탈중국 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자.

2.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근래 어떠했는지 확인해보자.

3. 한국에만 있다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와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지 토론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