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집단사직 움직임 멈춰달라…국민들도 공감 못해"

사진=뉴스1
"대다수 국민들도 공감하지 못하는 집단사직 움직임을 멈춰달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2일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40개 대학 총장과의 비대면 영상간담회에서 "집단행동을 지속하는 것으로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정부는 지난 20일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분 2000명에 대한 대학별 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시작된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고 정원 배정 이후 새로운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의대 증원을 위한 수요조사부터 대학별 정원 배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신 총장들에게 감사하다"며 "의과대학 학사 운영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의과대학 정원 증원은 무너져가는 우리의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의 핵심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안정적인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의료개혁 정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의료 인력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며 "의대 정원 배정은 국민 누구나 어느 지역에 살든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3대 핵심 배정기준을 토대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정부는 지역완결형 필수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배정 정원의 80% 이상을 비수도권에 우선으로 배정하고, 서울과 경인 지역 간 과도한 편차 극복을 위해 수도권은 경인 지역에 집중 배정했다는 설명이다. 또 의대 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정원 50명 미만인 소규모 의대가 적정한 규모로 운영될 수 있도록 총정원을 100명 이상으로 배정했다. 지역거점 국립대학의 병원이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지역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비수도권 증원 인원을 최대한 활용해 총정원이 200명까지 되도록 배정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대학별 증원 규모와 현재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많은 교원, 시설, 설비, 기자재가 확충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대학마다 입장이 다를 것"이라며 "교육부는 이런 대학의 수요를 파악해서 예산지원 등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별로 교육여건 개선계획을 마련해 정부 지원이 필요한 지점을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총리는 "이번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해 의학교육의 여건이 저하되는 일이 없도록, 정원 배정 이후 본과 시작까지 약 3년의 기간 동안 대학이 수준 높은 의학교육을 위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정부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탄탄한 인력이 뒷받침된 지역 병원의 노력이 맞물리면 우리 의료수준 전반의 혁신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의과대학 학생들에는 조속히 수업 현장으로 돌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의과대학 학생들은 앞으로 우리 의료계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소중한 인재"라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훌륭한 의료인이 되겠다던 다짐을 잊지 말고, 이제는 조속히 수업 현장으로 복귀해 학업에 열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총장과 교수들에게도 학생들이 원활히 수업에 복귀해 의과대학 재학 기간 수행해야 할 학업을 차질 없이 이어 나갈 수 있는 탄력적인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총리는 "집단행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학생들의 대규모 휴학 신청에 대해서는 철저히 관리해달라"며 "휴학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더라도 실질적 휴학 사유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시고,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이를 거부 또는 반려해 학생들의 복귀를 독려해달라"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에는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 부총리는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최전선에 앞장서야 할 교수들이 환자의 곁을 떠나 사직서를 제출하신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정부의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고 해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료인의 역할과 교원으로서의 노력을 중단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