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덕에 2200달러 뚫은 국제 금 가격, 정작 개인은 금-은 ETF 팔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제 금 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은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만간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지면서 금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금 ETF를 매도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골드선물(H)'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8.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2%)의 두 배에 달한다. 비슷한 귀금속 관련 ETF인 'KODEX 은선물(H)'(13.9%), 'TIGER 금은선물(H)'(8.03%) 등도 같은 기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재차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곧 금리 인하가 시작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며 국제 금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시카고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선물(4월물)은 전날 트로이온스당 2184.7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 때 2225달러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은 선물 역시 금이 뛰면서 덩달아 뛰고 있다. 5월물 국제 은 선물 가격은 전날 기준 온스당 25달러로 이달 들어 9.6% 가량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금 가격이 추가로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 가격의 상승이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보다는 달 러 약세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또 미국 대선에 임박할수록 금의 안전자산으로서의 투자매력도 부각될 수 있다"고 했다. 금·은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정작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들어 금·은 ETF를 오히려 매도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KODEX 골드선물(H)를 이달 들어 47억원 순매도했다. KODEX 은선물(H)과 TIGER 금은선물(H) 역시 각각 99억원, 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금 가격이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KODEX 골드선물인버스(H)'는 5억원 어치를 소폭 순매수했다. 금 펀드 역시 최근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금 펀드 12종에서 최근 한 달 사이 266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금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더욱 수익률이 높은 미국 증시 ETF와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 등으로 몰리면서 금 관련 상품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코스콤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사이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200선물인버스 2X'로 이 기간 258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TIGER 미국S&P500'도 같은 기간 1249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