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을 한민수, 기자 시절 "하루아침에 날아온 후보" 비판

논설위원 시절 20대 총선 졸속 공천 비판
유성갑 경선 탈락 최명길, 송파을 공천에
"정치권, 지역주민 '장기판 졸'로 여기나"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조수진 후보가 사퇴한 서울 강북을 후보에 한민수 대변인을 인준했다./ 사진=뉴스1
올해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22일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로 전략공천된 한민수 대변인이 과거 언론사 재직 시절 민주당의 졸속 공천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변인은 국민일보 논설위원 시절인 2016년 4월 6일 자 '황당한 선거구'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서울 송파을 선거구에 당시 최명길 전 MBC 앵커를 전략공천한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민주당은 최 전 앵커가 대전 유성갑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경선에서 탈락하자, "송파을은 쉽게 도전자들이 나서지 않는 험지"라면서 그를 전략공천했다. 이에 대해 한 대변인은 "제1야당 더민주 최명길 후보는 (송파을에) 갑자기 나타났다"며 "방송기자로 워싱턴특파원을 지낸 최 후보가 (대전 유성갑) 경선 때 내건 슬로건은 '유성 행복특파원'. 지금 그의 현수막에는 ‘송파 행복특파원’이 대문짝만하게 적혀 있다"고 했다.

이어 "유권자들은 김 후보를 여당 후보로 알고 찍어야 하나, 아니면 무소속으로 분류해 표를 줘야 하나? 하루아침에 날아온 최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 골목 번지수나 알고 있을까?"라면서 "정치권이 지역주민을 '장기판의 졸(卒)'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 이럴 순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4·10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이날 한 대변인을 서울 강북을에 전략공천했다. 이로써 조 대변인은 '목발 경품' 논란 정봉주 전 의원, 성폭력 피의자 변호 논란 조수진 변호사에 이어 강북을의 3번째 민주당 후보가 됐다.국민일보 정치부장 출신인 한 대변인은 문희상 국회의장 시절 국회 대변인, 박병석 국회의장 때는 정무수석비서관을 거쳐 지난해 9월 당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앞서 한 대변인은 강북을이 정 전 의원의 공천 취소로 전략경선 지역으로 지정되자 후보로 응모했으나 탈락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충남 서산 동부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되기 때문에 당원과 국민의 뜻을 존중해서 민주당 당원들이 납득할만한 검증된 후보로 공천했다"고 했다.

한 대변인이 친이재명계로 평가되는 데 대해선 "참 한심한 얘기"라며 "한민수가 친명이면 경선 기회도 여태껏 안 줬겠나. 겨우 기사회생해서 지역에서 공천받아 돌아오니 이제는 친명이냐"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