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먼저 알아보는 현대미술 … 예술평가 시스템의 전복
입력
수정
[arte] 서진석의 아트 앤 더 시티동시대 현대미술은 대중화되고 있다. 수많은 예술 행사와 전시가 성행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대중의 예술 향유 욕구가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후기 자본주의 이후, 미술작품은 마치 채권과 증권처럼 대체 금융상품이 되어 버렸다.
미술작품의 가격과 가치는 어떻게 결정될까? 이 작품은 백억, 이 작품은 백만 원, 이 작품은 좋은 작품, 이 작품은 안 좋은 작품, 누가 어떻게 예술작품의 가치를 정하는 것일까?
지리적 관점으로 본다면 이 가치평가인증 시스템은 서유럽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유럽 통합 이후, 영국으로 잠깐 이동하였다가 21세기에는 중국으로까지 확장된다. 공교롭게도 이 시대적 예술 권력의 이동은 세계 경제시장의 중심 이동과도 일치한다.
“나의 예술은 가볍습니다. 왜 무거워야 하죠? 나의 인스타 팔로워는 10만 명이 넘어요. 제 작업은 저렴하지만, 엄청 많이 팔리죠. 전 이미 유명하고 내 작업은 대중들에게 인정받고 있어요. 뭐가 문제죠?”
이렇게 말하는 젊은 작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들의 작업은 전문가의 인정으로부터 출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트렌드 팔로워였던 일반 대중의 인정으로부터 시작되어 역류하며 상부 전문가들에게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보자. 뱅크시, 루양, 카오스, 로버트 얀슨, 다니엘 아샴 등과 같은 셀럽 작가들은 전문가들이 아닌 일반 대중에 의해 인지도가 형성되었고, 지금도 엄청난 추앙을 받고 있다.
포스트 디지털시대에 일반 대중들의 미적 가치관은 더욱 확장되고 다양화되고 있다. 전문가의 예술 평가 시스템이라는 기존의 축과 비전문가의 예술 평가 시스템이라는 또 다른 축은 시간이 갈수록 그 경계를 공유하며, 두 축 사이의 교류를 확장시킬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예술을 엄숙주의으로부터 해방, 일상화시킨다. 우리의 사회는 대의 민주주의에서 직접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다. 필자는 예술의 영역과 일상의 영역이 해체되며, 예술의 공유와 소유의 민주화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소망한다. 다른 모든 일에서와 마찬가지로. 시대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