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공연장 순식간에 패닉"…무차별 총격에 최소 6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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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콘서트 기다리는데 빗발치는 총탄
모스크바 공연장 순식간에 패닉
"폭발음 들리며 모두 뛰기 시작…객석 뒤로 숨은 관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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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에 따르면 공연 직전 벌어진 무차별 총격에 객석은 공포에 질린 비명으로 가득 찼으며 수천 명이 출구로 몰려들며 '생지옥'으로 변했다. 이날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탈출한 음악 프로듀서 알렉세이는 AFP와 통화에서 "총격이 공연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발생했다"고 말했다.그는 "기관총이 여러 차례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고, 한 여성의 끔찍한 비명이 들렸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비명이 이어졌다"며 "이후 3∼4차례의 폭발음이 들렸고, 이는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알렉세이는 그 직후 공연장 전체가 극심한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무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군중들은 혼돈 상태였다"고 말했다. 알렉세이는 무대를 내려다보는 박스형 객석에서 다른 관객들과 함께 몸을 숨긴 채 탈출 방법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총을 쏜 괴한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면서 도망가던 중 화재로 인한 연기와 잿가루가 퍼지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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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은 한 기자가 목격한 바에 따르면 총격 직후 수류탄 혹은 소이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거대한 불꽃이 콘서트홀을 집어삼키며 공연장 지붕에서는 검은 연기가 계속 피어났다고 전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은 지붕 일부가 무너진 상태라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는 수백명의 경찰과 폭동 진압대가 투입돼 공연장 인근을 봉쇄한 상태다. 현장에는 구급차와 경찰 차량 수십 대가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투입됐으며 헬기 최소 3대도 함께 부상자 이송을 위해 투입됐다.
러시아 당국은 이를 "테러"로 지목하고 무장 괴한들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총격 피해가 불어나는 사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텔레그램에 성명을 올리고 "(IS 전투원들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대형 모임을 공격했다"고 범행을 자처했다. IS는 이들 전투원이 무사히 '본부'로 복귀했다고도 주장했다.
참사가 벌어진 공연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무대에 섰던 장소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 건물은 아제르바이잔 태생의 러시아 부동산 재벌 아라스 아갈라로프(68)가 지어 2009년 개관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모스크바 시외이지만, 지하철과 모스크바시 순환도로가 인접했다. 특히 공연장 외에 쇼핑센터와 콘퍼런스 센터 등도 함께 갖춘 대형 건물이어서 평소에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주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지 교민 피해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러 대사관은 "현지 언론 보도와 한인회 등을 통해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아직 우리 국민 피해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