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주지사 살해 주모 혐의 필리핀 전 하원의원 체포

작년 3월 네그로스 오리엔탈주서 괴한 총격으로 주지사 등 10명 숨져
필리핀 중부 네그로스 오리엔탈 주지사 살해를 주모한 혐의를 받는 전직 하원의원이 사건 발생 1년 만에 체포됐다. 23일 일간 필리핀 스타와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법무부는 아르놀포 테베스가 이틀 전 동티모르 골프 연습장에서 검거돼 본국 인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테베스는 지난해 3월 4일 발생한 로엘 데가모 주지사 살해 사건을 주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데가모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빈곤층을 상대로 구호활동에 나섰다가 괴한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그의 주변에 있던 9명도 숨졌다. 이후 필리핀 경찰은 수사 끝에 용의자 11명을 검거하고 한명을 사살했다.

하지만 사건 주모자로 꼽힌 테베스는 해외로 달아난 뒤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에 작년 8월 필리핀 하원은 테베스의 의원 자격을 박탈했다. 테베스 집안은 데가모와 정적 관계였다.

그의 동생인 헨리는 지난 2022년 네그로스 오리엔탈 주지사에 당선됐으나 선관위 재검표 끝에 데가모와 당락이 뒤바뀌었다.

데가모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알려졌다. 그는 재작년 5월 실시된 대선에서 마르코스 지원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필리핀에서는 유력 정치인들이 총격을 받고 피살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작년 2월에도 남부 라나오델수르주의 마민탈 아디옹 주지사가 괴한의 총격으로 상처를 입었고, 현장에 있던 경찰 3명과 운전기사는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