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대결로 번졌던 여의도 한양 시공권…현대건설 승리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로 재건축 예정
공사비보다 초고급화·차별화에 무게
분담금·미분양 대책 등 공약도 관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한경DB
‘여의도 1호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의 시공권 경쟁이 현대건설의 승리로 돌아갔다. 수주전에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맞붙으며 접전을 펼쳤는데, 결국 재건축 단지 이름은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가 될 전망이다.

23일 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여의도 한양 재건축 사업 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하나증권빌딩에서 열린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에서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587명 중 547명이 참여한 소유주 투표에서 현대건설은 과반이 넘는 314표(57.4%)를 얻었다. 경쟁사인 포스코이앤씨는 231표(42.2%)를 얻는 데 그쳤다. 이날 현장엔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가 직접 나서며 지원사격에 나서는 등 막판까지 경합이 펼쳐졌다. 그러나 여의도 최고급 단지를 앞세운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전략이 소유주의 마음을 얻었다.

현대건설은 여의도 최초로 기존 하이엔드 단지를 넘어서는 ‘하이퍼엔드’ 특화 상품을 내세우며 사업성과 수익 극대화를 약속했다. 공사비는 포스코이앤씨(3.3㎡당 798만원)보다 다소 높은 3.3㎡당 824만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소유주들은 공사비보다 차별화에 무게를 실었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도 지난 13일 단지를 직접 찾아가 “원가를 초과하더라도 최고품질을 제시해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더해 현대건설은 기존 소유주가 동일 크기의 새 아파트에 들어갈 경우 분담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는 경우엔 일반분양가로 대물 인수하겠다는 공약도 나왔다.1975년 준공된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기존 8개 동, 588가구 규모 단지를 재건축을 통해 최고 56층, 5개 동, 아파트 992가구와 연도형 상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4개 동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1개 동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