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묶인채 덜덜 떠는 '러시아 테러범'…영상 보니 "돈 때문에 쐈다" [영상]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격 테러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러시아 당국이 검거된 용의자 중 한 명을 신문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23일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테러범의 신문 풀버전을 공개한다"며 3분 남짓 길이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텔레그램/연합뉴스
이 영상엔 용의자로 추정되는 입술과 몸을 덜덜 떨며 진술하는 모습이 담겼다. 용의자는 자신을 1998년생, 이름은 샴숫딘 파리둔이라고 밝히며 한 달 전쯤 신원 미상의 '전도사'라는 사람으로부터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용의자는 이 인물과의 대화를 통해 범행을 결심하곤 지난 4일 튀르키예를 통해 러시아로 입국했다. 이후 튀르키예에서 무기 상점 정보를 받아 무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시자가 공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살해하라는 임무를 맡겼다"고 진술했다. 이어 "나는 돈을 위해 공연장에서 사람을 쐈다"며 "범행 대가로 50만루블(약 730만원)을 받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번 테러 사건 관련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관련자 총 11명을 검거했다. 러시아 사건 조사위원회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가 133명이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부 현지 매체는 143명 이상이 숨졌다고 했다. 사상자는 20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총격 테러 현장. 사진=AP
러시아 내무부는 핵심 용의자 4명이 모두 러시아 시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타지키스탄 국적자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타지키스탄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활동하는 지역 중 하나다. 사건 직후 IS는 소속 무장대원 4명이 테러를 저질렀다며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사건의 배후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FSB는 "용의자들이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측과 관련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핵심 용의자 4명은 모두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브랸스크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깝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