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룰 이유가 없다"…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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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차량 통행 허용 전후 비교지난해 10월 한시적으로 부활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다시금 차량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차이 내세워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요청
서울 서대문구(구청장 이성헌)는 최근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관련해 서울시의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고 25일 밝혔다.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일대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여부를 둘러싸고 앞서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상인 등은 대립했다. 연세로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연세대 정문까지를 북쪽으로 잇는 약 500m 거리다. 서울시는 이곳을 보행자·대중교통 전용 공간으로 지정했다. 2014년 1월 20일부터 버스, 16인승 이상 승합차, 긴급차량,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었다.
차량 통행이 제한되자 인근 상인들과 서대문구청은 상권이 침체하기 시작했다며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작년 1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일시 해제하고 승용차와 택시 등 일반차량의 통행을 허용했다. 교통량과 매출액 증감 등의 효과를 분석해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목적의 상실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판단하기 위함이었다.분석 결과 연세로 상권의 2022년 상반기 대비 2023년 상반기 ‘전체 매출액’ 증가율이 22.0%로 서울 지역 유사 대학 상권(서울대입구역 –4.1%, 교대역 14.8%, 건대입구역 11.5%)과 비교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연세로 상권의 ‘점포당 매출액’과 ‘유동 인구 증가율’ 역시 각각 23.0%와 38.6%로 서울 상권 중 가장 높았다. 버스 통행속도 또한 ▲평일 평균 시속 11.65km(해제 전 12.30km) ▲주말 평균 시속 11.18km(해제 전 11.35km)를 유지해 차량 소통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도 시는 ‘판단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대중교통전용지구 존폐 결정 시점을 6개월 더 미뤘다. "차량 통행보다는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상권이 살아난 영향이 더 크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었다.서울시는 연세로 차량 통행이 전면 허용된 3개월(2023년 2∼4월)과 '차 없는 거리'가 부활한 3개월(2023년 11월∼2024년 1월)의 매출액 변화 등을 다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서대문구는 KB 카드사의 데이터를 토대로 정해진 기간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했을 때와 다시 운영했을 때의 ‘점포당 일평균 매출액’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재운영 시 ‘점포당 일평균 매출액’이 23만9215원으로 그 이전 해제했을 때(25만4757원)보다 6.1%(15,542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KB카드 사용액만 산정한 것으로, KB 카드사의 점유율(15∼16%)을 감안해 이를 전체 카드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대중교통전용지구 재시행으로 신촌 발달상권의 점포당 월 카드 매출액이 약 280만 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구청은 서울시 요구대로 상권을 분석해도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시 상권이 더 활성화된다'는 데이터를 근거로 최근 서울시 관계 부서에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요구했다. 구청 관계자는 "서울시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이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미룰 이유도 필요도 없게 됐다”며 “많은 시민과 상인 분들의 요청에 따라 상권 분석 통계와 활성화 방안을 근거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서울시에 적극적으로 건의한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해제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