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자사주가 뭐길래…'취득·소각 기업에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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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민 BNK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30일 부위원장 주재로 상장법인 자기주식 제도개선 간담회를 개최했다. 동 간담회에서는 상장법인의 자기주식 제도개선방안이 논의 및 발표됐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6월 5일 공개세미나에서 있었던 논의 이후 전문가, 학계, 기업, 관계부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방안을 마련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자기주식 개선방안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내용으로는 1)일반주주 권익 제고를 위해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을 금지하고 상장심사도 강화, 2)자사주의 취득 보유 처분 등 전 과정에 대한 공시 강화, 3)자사주 취득과정에서의 규제차익 해소 등 제도상의 미비점을 개선 등이다. 추후 상반기 내에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주주제안이 확산되고 있다. 주주제안의 내용은 다양하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주가 상승에 목적이 있으며 주주환원 강화를 주로 요구한다. 주주환원은 보통 자사주 취득 및 소각 또는 배당 증가가 주를 이룬다.

자사주 취득 공시는 보통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고 경영진이 판단한 것이라 인식되며 매입기간에는 수급 또한 개선되기 때문이다. 공시상 자기주식 취득 목적은 공시 건수 기준으로 주가안정이 86%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 외에는 소각 6%, 임직원 성과보상 4% 등이다.자사주를 취득하게 되면 자본과 자산이 동시에 감소하기 때문에 자본총계 대비 순이익 비율인 ROE와 자산총계 대비 순이익 비율인 ROA와 같은 수익성 지표가 개선된다. 반면 자본총계 대비 부채총계 비율인 부채비율은 분모인 자본의 감소로 증가하게 되나 자사주 매입은 이익잉여금 여유로 인식하여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자기주식의 정확한 정의는 회사가 기 발행한 자기회사의 주식을 발행 후 다시 취득하여 그것을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경우를 뜻하며 자기주식을 줄여서 자사주라고 한다.

자사주는 상법상 주식의 소각, 합병, 영업양수 시, 주주가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한 경우 및 단주처리와 같은 특별한 경우 외에는 취득을 금지하고 있으나, 증권거래법에서는 상장법인이 자기주식을 경영권의 간접보호 측면에서 발생주식 총수의 10% 범위 내에서 취득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자사주 취득 방법은 직접취득과 간접취득이 있고 간접취득은 신탁을 통한 취득과 자사주펀드를 이용한 취득으로 나뉜다. 직접취득은 회사 이름으로 직접 매입하게 되는데 3개월 이내에 취득해야 하고 신고 주식 수량을 모두 취득하지 못하면 기간 만료 후 1개월까지 새로운 이사회 취득결의가 금지되는 등 부담요인이 있어 간접취득 중 신탁을 통한 취득이 가장 보편화 되어있다. 이는 증권사가 계약에 따라 자유로운 매입이 가능하고 기간 연장 및 해지가 자유로워 중장기적인 관리에 효과적이다.

한편 주식의 소각은 상법 제343조 1항의 규정에 따라서만 소각이 가능하다. 주식은 자본금 감소에 관한 규정에 의거하여 소각할 수 있으며, 단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경우는 그러지 아니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외부로 다시 현금을 받고 매각하는 처분 외 자사주의 소각은 감자소각과 이익소각으로 구분된다. 감자소각은 자본감소의 규정에 따른 소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주된 목적이고 이익소각은 이익잉여금 감소를 통한 소각으로 주주가치 향상이 주된 목적이라 할 수 있다.자사주 취득은 직접취득과 신탁체결 모두 이사회 결의 후 1일 이내 공시하게 되어 있고 직접 취득 완료 시에는 결과 보고를 만료 후 5일 이내 해야 한다. 신탁체결의 경우에는 체결 3개월 경과 후 취득상황 보고서를 공시해야 하고 완료 시 5일 이내 공시해야 한다.

자사주에 있어 한국과 미국의 가장 큰 차이는 시가총액 계산에 있다. 한국의 시가총액 기준은 발행주식수인데 반해 미국은 유통주식수 기준이라 자사주를 매입하면 바로 시가총액이 감소하게 된다.

회계처리의 경우는 한국과 미국 동일하게 자사주 매입 시 자본 내 기타자본으로 들어가 자본총계 감소는 발생하게 되나 본질적인 주주환원을 위해 공시 프로세스를 거친 자사주 소각이 필요한 한국과 달리 미국은 미 발행된 주식으로 처리한다.주주환원을 비교해보면 미국은 총 주주환원 중 자사주 비중이 60%, 일본은 40%이나, 한국은 10% 미만, 대만은 3% 미만으로 차이가 있다.

최근의 밸류업 분위기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향후 주주환원 강화 시 자사주 취득 또는 소각을 공시 하는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규 취득을 위한 여력이 있는 기업과 기존 보유가 많아 소각이 기대되는 종목을 잘 찾아내어 투자하면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