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벼락공천, 강북을 주민 분노…나도 토박이로서 자존심 상해"

與 강북을 후보 박진웅 인터뷰

송파 사는 한민수, 강북 알겠나
지역경제 '피' 돌게 하는 게 목표
“토박이로서 ‘뻐꾸기 후보’들에게 강북을을 내줄 수 없죠. 명심(明心·이재명의 마음)으로 왔지만, 빈손으로 떠나는 ‘명수래 공수거(明手來 空手去)’가 될 겁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울 강북을에 도전장을 낸 박진웅 후보(사진)는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지역구에서 불거진 ‘친명(친이재명계) 공천’에 대해 “토박이가 강북을 주민들의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2주도 안 되는 사이에 더불어민주당 후보 3명을 상대하고 있다. 우선 현역 의원인 박용진 후보가 결선까지 경선을 벌인 끝에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해 낙마했다. 하지만 과거 정 전 의원의 ‘목발 경품’ 막말이 논란이 되자 민주당은 사흘 만에 공천을 철회했다. 이어 조수진 변호사가 후보로 공천됐지만 ‘아동 성범죄 변호’ 논란으로 지난 22일 자진사퇴했다.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한민수 대변인이 전략공천됐다.

잦은 후보 교체를 두고 강북을 주민들 사이에선 1988년 이후 36년간 민주당 계열 정당이 지역구를 사실상 독점해 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박 후보는 “총선 출마와 관계없이 강북 토박이로서 용서할 수 없다”며 “하루에 셀 수 없이 ‘민주당은 강북을 얼마나 만만하게 보기에 하루가 멀다고 후보를 갈아치우냐’는 주민들의 말을 들으니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47세인 박 후보는 “미아동에서 학교에 다니고, 지역에서 첫 연애를 시작했으며 첫 월급을 탔다”고 했다. 강북을 “험지지만 ‘운명’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다른 지역을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를 시작한 이유도 강북에 있다. 박 후보는 “왜 강북은 낙후의 대명사가 됐는가, 강북의 발전 담론은 왜 4년에 한 번씩만, 민주당 정치인들의 말로만 이야기돼 왔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최종 후보로 낙점된 한 후보가 서울 송파구에 거주해 지역 투표권조차 없다는 점도 공격했다. 박 후보는 “강북의 노후 주택 문제가, 낙후 문제가 한 후보가 지금 살고 있는 송파구의 123층 마천루(롯데월드타워)에서 보이겠느냐”고 반문했다.박 후보가 꼽은 지역의 최대 현안은 낙후된 인프라다. 강북구의 재정자립도는 25개 서울 자치구 중 하위권이다. 그는 “부지 부족 문제로 기업 유치에 소극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강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며 “강북 경제의 ‘피’가 돌게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주연 기자/사진=이솔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