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쳤다고 엄마 살해한 10대 아들…"가정폭력" 주장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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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쳤다고 어머니 흉기로 살해한 10대야단을 쳤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한 10대 아들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변호인 "정신 장애" 심신상실·미약 주장에도
법원, 국민참여재판서 징역 20년 중형 선고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11부(태지영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A(15)군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열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A군은 지난해 추석 청주시 한 아파트에서 야단치던 어머니 B(40대)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은 '놀이터에서 아이들 노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해달라'는 요구에 어머니가 '명절이라 시끄러운 게 당연하다'고 야단치자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재판에서 가정폭력 때문에 범행했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아버지는 평소 아내가 아들을 잘 돌봐왔다고 눈물을 흘리며 증언했다.
A군 변호인은 "피고인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정신 장애를 갖고 있어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거나 사회적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현저히 결여됐다"고 심신상실 및 심신미약을 주장하면서 소년부 송치를 요청했다. 소년부 송치 시 감호 위탁,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1∼10호까지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 검찰은 사건 발생 당시 A군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거나 행위를 통제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대검찰청의 정신감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배심원단 9명은 A군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장애인 활동 보조사로 일하며 피고인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었다"며 "피고인은 범행과 관련해 반성하지 않을 뿐 아니라 피해자의 작은딸은 피해자의 사망으로 인해 보호시설에 맡겨졌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