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도 안 주는데 개미 '우르르'…'단타 놀이터' 전락한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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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없는 우선주에 개인 자금 몰려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우선주, 흥국화재우에 개미들이 몰리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흥국화재 보통주가 관심을 받자 우선주에도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정치인과 연관 지으며 주가를 띄우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주가 변동성이 큰 만큼 개인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저PBR주 열풍 올라탄 것으로 분석
정치 테마주화 하려는 움직임도…투자 주의해야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흥국화재우는 최근 3거래일간 16.5% 급락했다. 이달 20일엔 하루 만에 29% 폭등하는 등 강세를 보였지만, 상승세를 오래 이어가진 못했다. 지난달 1일, 13일에도 주가는 상한가까지 치솟았지만, 주가는 급등하기 전으로 돌아왔다.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열풍이 불어닥치며 흥국화재에 수급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구체적 세제 혜택이 새로 나오며 저PBR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다시 커지는 모양새다. 전날 종가 기준 흥국화재의 PBR은 0.19배에 불과하다.
호실적도 주가에 불을 붙였다. 개별 기준 흥국화재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31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33%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119.26% 늘어난 4078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흥국화재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흥국화재는 작년까지 6년 연속 배당을 하지 않았다. 올해 주주총회에도 배당 관련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특히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는 만큼 배당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하지만 배당이 없으니 우선주 가격을 판단할만한 투자 포인트도 없다. 배당 지급이 확정되기 전까진 우선주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주가가 급등할 때, 개인이 순매수한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고점에 물려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4일 흥국화재우의 일일 거래량은 881주에 불과했다. 주가가 급등한 19, 20일 거래량은 각각 25만7157주, 16만5324주로 최대 300배가량 늘었다. 양일간 개인은 6500만원을 순매수했는데, 주가는 이후 속절없이 하락 중이다.
주가가 널뛰자 흥국화재우를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거나 투자 과열 현상이 발생하면 이를 완화하기 위해 단기과열종목을 지정한다. 일반적으로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기에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다. 하지만 현재 흥국화재우의 주가는 7310원, 보통주는 4165원으로 우선주가 오히려 비싼 상황이다. 흥국화재우는 22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간 30분 단위로 매매거래가 체결되는 단일가매매방식이 적용된다.
일부 투자자는 흥국화재를 정치 테마주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흥국화재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연관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흥국화재는 태광그룹의 계열사인데, 태광그룹은 일주학술문화재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조 대표가 이 재단에서 지급한 장학금을 받아 공부했다는 주장이다. 조 대표는 전날 "최근 보도되고 있는 이른바 '조국 테마주'는 조국 대표 및 가족 누구와도 관련 없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