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예산 '구조조정→증액' 유턴…필수·지역의료 예산도 늘린다

'중점정비' R&D 예산, 내년 기초연구·선도기술 중심 확대
저출생 대응하고 국가장학금 늘려…지역거점 육성
집중 구조조정 대상이었던 연구개발(R&D) 예산이 기초연구와 선도기술을 중심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증원 등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필수·지역의료 강화와 함께 저출생 등 미래 대응에도 내년 예산의 초점이 맞춰진다.

◇ 내년 예산 'R&D 투자확대'…"기초연구 지원·선도기술 확보"
기획재정부가 26일 발표한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중점 투자 분야인 '경제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R&D 투자 확대'를 내걸었다.

올해 예산을 편성할 당시 중점 정비 분야였던 R&D 예산이 투자 확대로 방향을 전환한 셈이다. 정부는 그간 R&D 투자가 급증했으나, 가시적 성과 도출에는 미흡했다며 '소규모 나눠먹기식'의 R&D 예산을 집중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올해 R&D 예산을 전년보다 5조2천억원(16.6%) 삭감한 25조9천억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과학기술계의 거센 반발 등이 이어지면서 국회 논의 과정에서 6천억원 증액돼 최종 통과됐다. 정부는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올해 연초부터 '상한선을 두지 않은 R&D 예산' 등 대폭 증액을 예고해왔다.
재정 당국인 기재부는 올해 R&D 예산이 혁신형·도전형으로 돌아서는 전환점이었다며, 내년 예산에서는 민간이 하기 어려운 기초·원천 연구, 차세대 분야 선도기술 확보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첨단바이오·양자 등의 '게임체인저' 기술과 대규모 혁신·도전형 전략 프로젝트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해외 연구기관의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신진 연구자와 첨단장비에도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성과 부진 사업, 혁신·도전성이 부족한 사업은 구조조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재정지원 시스템도 획기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조세지출을 통해서도 R&D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세지출은 세금을 면제하거나(비과세) 깎아주는(감면) 방식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혁신 생태계 강화를 위해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기술 범위를 지속해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춰보면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신성장·국가전략기술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통합투자세액공제 등이 보완·연장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미래모빌리티, 수소 등 5대 첨단산업(High5+) 클러스터 조성도 적극 지원해 역동경제 기반을 조성한다.

◇ 필수·지역의료 투자 확대…일가정 양립 등 저출생 대응
정부는 내년 보건·복지 분야 예산을 편성할 때 중증응급·분만·소아진료 등 필수 의료 분야를 확충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수가(酬價·의료행위에 지불하는 대가) 제도 개편 등과 발맞춰 재정 투입으로 필수 의료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의료를 강화하고 의대 정원을 늘리는 데 필요한 소요도 적극 지원한다.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저출생 대응도 보건·복지 부문의 중점 투자 분야로 꼽았다.

일·가정 양립 개선, 틈새돌봄 지원, 결혼·출산 시 주거 안정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세계 최하위인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 국가장학금 확대해 청년 지원…지역 거점 투자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국가장학금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국가장학금 확대의 후속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가장학금 수혜 대상을 1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근로장학금은 12만명에서 20만명으로 늘리는 한편 주거장학금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유형의 장학금 지원 방식을 검토해 효율적인 지원을 꾀할 예정이다.

청년의 미래 도약을 위해 공공분양·공공임대를 지속 공급하고 청년도약계좌 지원을 강화하는 등 자산형성도 뒷받침한다.

지방 활성화를 위한 투자도 확대한다.

'살기 좋은 지방시대' 구현을 목적으로 기업 지방 이전, 지역인재 양성, 생활여건 조성 등을 지원하는 한편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와 지역소멸대응기금 등을 통해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린다.

지역 거점을 기반으로 지역 특화 문화콘텐츠와 관광자원도 발굴할 예정이다. 지방소멸을 방지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세제 지원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