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서영경 금통위원 "여성·산업계 출신 위원 필요" [강진규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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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6일 후임 금통위원으로 "여성 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다양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서 위원은 금통위원뿐 아니라 한은 고위직에도 여성이 많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에 입행하는 직원의 40% 정도가 여성이지만 고위직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동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Fed(미국 중앙은행)의 경우에도 40대부터 일에 대한 열정이 급감하는 '열정 갭'이 나타난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여성 고위직이 많아지면 여성 직원들이 이들을 롤모델로 여겨 일에 대한 열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위원은 이 기간의 이례적 경험을 통화정책의 교훈으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저금리 기간에는 금리 수준 이상의 주택가격 폭등이 일어난 점에 유의해야한다고 봤다. 서 위원은 "연 0.5%까지 금리를 내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예상보다 가계부채의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이 빨랐다"며 "누적된 부동산 대출로 인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간 상충문제가 어느 나라보다도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립금리 수준 이하로 (금리가) 내려가게 되면 과도하게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의 파급시차가 단축된 점도 유의미한 변화로 꼽았다. 서 위원이 한은 조사국 경제모형실을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 2012년에는 금리 결정이 8분기가 지난 후 물가에 반영됐지만 2020년에는 4분기만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급시차가 절반으로 짧아진 것이다. 여기에는 환율변동을 용인하고,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또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했기 때문에 소득 감소효과가 더 컸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금리를 내리는 것에 대해선 "인하라기보다는 정상화"라고 표현했다. 금리를 내릴 경우의 효과에 대해서는 "금리를 내리면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을 완화시켜 내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 대출과 주택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실질 금리가 플러스이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더라도 (가계부채를) 과도하게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택 가격 기대심리도 높지 않아 우려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고 했다. 다만 "기대가 과도하게 퍼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의하면서 양방향을 잘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 취임 이후 시작한 금통위원의 3개월 후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경제주체들의 기대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은 금통위원들의 전망분포를 국제결제은행(BIS) 방식으로 평가한 결과 경로에 대한 예측력과 반응도가 오랜 기간 포워드 가이던스를 실시해 온 주요 선진국과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서 위원은 "전망의 편차가 확대될 수 있겠지만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히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시계를 좀 더 확장하는 것이 정책의 기대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여성·산업계 금통위원 나올까
서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서 위원은 "여성 위원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 몸 담았던 위원이 있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도 했다. 이유로는 "균형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서 위원은 지난 2020년 4월 취임해 다음달 퇴임을 앞두고 있다. 현재 7인으로 구성된 금통위의 유일한 여성 위원이다. 한은 금통위는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최근까지 전원이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해 동질적이란 비판을 받았다. 또 금융이나 산업 현장을 경험한 사람보다는 관료 출신이거나, 학계에서 온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성별 다양성까지 사라진다면 각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서 위원은 금통위원뿐 아니라 한은 고위직에도 여성이 많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에 입행하는 직원의 40% 정도가 여성이지만 고위직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동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Fed(미국 중앙은행)의 경우에도 40대부터 일에 대한 열정이 급감하는 '열정 갭'이 나타난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여성 고위직이 많아지면 여성 직원들이 이들을 롤모델로 여겨 일에 대한 열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저금리, 금리 인상 경험의 교훈
서 위원은 지난 4년 간의 임기 동안 급격한 금리 인하와 금리 인상을 모두 경험했다. 2020년 5월 금리를 연 0.75%에서 연 0.50%로 낮추는 마지막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이어진 3%포인트 금리 인상에도 모두 참여했다.서 위원은 이 기간의 이례적 경험을 통화정책의 교훈으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저금리 기간에는 금리 수준 이상의 주택가격 폭등이 일어난 점에 유의해야한다고 봤다. 서 위원은 "연 0.5%까지 금리를 내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예상보다 가계부채의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이 빨랐다"며 "누적된 부동산 대출로 인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간 상충문제가 어느 나라보다도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립금리 수준 이하로 (금리가) 내려가게 되면 과도하게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의 파급시차가 단축된 점도 유의미한 변화로 꼽았다. 서 위원이 한은 조사국 경제모형실을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 2012년에는 금리 결정이 8분기가 지난 후 물가에 반영됐지만 2020년에는 4분기만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급시차가 절반으로 짧아진 것이다. 여기에는 환율변동을 용인하고,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또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했기 때문에 소득 감소효과가 더 컸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금리 인하, 내수 증가효과…부채 자극 우려는 적다"
서 위원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앞으로 금통위가 한번 더 남은 만큼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금리를 내리는 것에 대해선 "인하라기보다는 정상화"라고 표현했다. 금리를 내릴 경우의 효과에 대해서는 "금리를 내리면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을 완화시켜 내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 대출과 주택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실질 금리가 플러스이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더라도 (가계부채를) 과도하게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택 가격 기대심리도 높지 않아 우려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고 했다. 다만 "기대가 과도하게 퍼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의하면서 양방향을 잘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 취임 이후 시작한 금통위원의 3개월 후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경제주체들의 기대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은 금통위원들의 전망분포를 국제결제은행(BIS) 방식으로 평가한 결과 경로에 대한 예측력과 반응도가 오랜 기간 포워드 가이던스를 실시해 온 주요 선진국과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서 위원은 "전망의 편차가 확대될 수 있겠지만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히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시계를 좀 더 확장하는 것이 정책의 기대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