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M&A 놓고 게임사 350여곳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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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기주주총회 개최크래프톤이 주주총회를 열고 국내외 게임사 인수합병(M&A) 의지를 드러냈다. 주가가 상장 당시의 공모가를 밑도는 만큼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주주들은 주주 대상 배당을 요구했다.
"배틀그라운드로만 연매출 2조 육박"
"올해 공격적으로 M&A"
"자사주 취득 20% 늘 것"
크래프톤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있는 SETEC SBA컨벤션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선 여은정 사외이사 등 사외이사 3인의 재선임안과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주식 8만주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 등이 통과됐다.이날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 중심의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의 준비를 마쳤다”며 “지난해 대내외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IP만으로 2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에 대해선 “서비스 재개 이후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트래픽과 매출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자사 내 스튜디오뿐 아니라 외부 스튜디오 등과 협업해 여러 IP의 게임을 제작·공급하는 ‘스케일업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 달 24일엔 동굴(던전) 생존 액션 게임인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시험 서비스(베타테스트)를 시작한다.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인 ‘인조이’도 연내 출시가 목표다. ‘프로젝트 블랙버짓’, ‘딩컴 모바일’ 등도 개발 막바지 단계인 이 회사 작품들이다.
총회에 참석한 주주 일부는 배당금 지급 등 주가 부양 방안을 사측에 요구했다. 크래프톤은 2021년 8월 공모가 49만8000원에 상장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주가는 24만원으로 공모가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배당 요구에 대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주주총회는 배당 약속을 할 수 없는 자리”라며 “배당을 포함해 전반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과 자사주 취득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지난해 자사주 매입을 선택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올해 자사주 취득 계획에 대해 배 CFO는 “지난해 자사주 1600억원가량을 취득해 전량 소각했다”며 “이번 주총이 끝나면 이사회를 열고 올해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하고 즉각 공시하겠다”고 알렸다. 이어 “올해엔 (자사주 취득 규모가) 전년 대비 20%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M&A를 본격 추진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배 CFO는 “지난해 10명 남짓한 인원이 전세계 게임사 350여곳을 두고 검토했다”며 “올해엔 공격적으로 M&A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브시스터즈의 모바일 게임인 ‘쿠키런: 킹덤’을 인도에서 공급하는 등 인도 시장 공략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 추진하고 있는 사옥 건립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배 CFO는 “한 건물에 모여 콘텐츠를 만드는 시도는 안 하겠다”며 “10~20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거리에 조직별로 나뉜 개발 공간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