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 이마트 신용등급 줄강등…한신평 'AA'→'AA-'

"대형마트 업태 매력도 저하…주요점포 매각·폐점 이익창출력 약화"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26일 정기평가를 통해 이마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한 단계 낮은 'AA-/안정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나이스신용평가가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로 강등한 데 이어 신용평가사들이 잇달아 이마트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나선 것이다.

신용등급 하향은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회사채 발행 금리를 높이기 때문에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키운다.

한신평은 이마트의 신용등급 하향 배경으로 실적 부담과 이익창출력 저하, 높은 재무부담을 꼽았다. 한신평은 "이마트의 주력인 대형마트는 높은 온라인 침투율과 근거리·소량구매 패턴 정착 등으로 인해 업태 매력도가 저하됐고 가양점, 성수점 등 주요 점포 매각·폐점도 이익창출력 약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온라인 부문은 지마켓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확장전략을 펼쳐왔으나 높은 경쟁 강도 아래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고 있으며 인수 과정에서 식별한 무형자산에 대한 상각비도 실적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속법인 신세계건설은 공사원가 상승과 저조한 분양실적 등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이마트의 손실 부담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잇단 인수·합병(M&A)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도 신용등급 강등 요인으로 언급됐다. 한신평은 "2021년 이베이코리아(3조6천억원)와 W컨셉코리아 인수(2천616억원), SCK컴퍼니 지분 추가 취득(4천860억원) 등 투자자금 소요로 약 4조4천억원의 순차입금 증가효과가 발생한 데 이어 2022년 이후에도 미국 와이너리 취득, 부동산 개발 등의 자금소요가 계속되면서 재무부담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온라인 사업 부진과 과열되는 시장 경쟁 양상 등으로 단기간 내 유의적인 수준의 현금흐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재무안정성이 더욱 저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마트는 수익성 강화와 인력 운용 효율화를 위해 근속 15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사적인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마트가 점포별이 아니라 전사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1993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