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을 '보스턴 클러스터' 처럼…10년 후 바이오산업 200조 시대 연다

尹, 충북 청주서 민생토론회

바이오산업 성패는 데이터 확보
AI·디지털 기술 결합 플랫폼 개발
오송에 KAIST 캠퍼스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2035년까지 국내 바이오산업을 200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디지털 바이오 분야에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충북에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26일 충북 청주 동부창고에서 ‘첨단바이오의 중심에 서다, 충북’을 주제로 24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규제 철폐와 투자 확대로 2020년 43조원 수준이던 바이오산업을 키우겠다는 게 핵심 메시지다.윤 대통령은 “전 세계가 앞다퉈 첨단바이오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무한한 기회와 엄청난 시장이 있는 첨단바이오산업 도약을 위해 우리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까지 정통 바이오 기술은 기초과학 역량과 R&D 기반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소수의 서구 선진국이 그 시장을 장악했다”며 “인공지능(AI)과 디지털이 결합한 첨단바이오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면서 우리에게 큰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첨단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전략인 ‘첨단바이오 이니셔티브’ 방향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AI, 디지털 기술과 바이오가 결합한 ‘디지털 바이오’에 적극 투자할 예정”이라며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기업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첨단바이오의 성패는 양질의 바이오 데이터를 잘 모아서 제대로 활용하는 데 있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바이오 데이터 시스템을 연계하는 바이오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산학연 및 병원 연구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충북 오송 바이오 클러스터를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점도 눈에 띈다. 보스턴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소,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하버드대 등 주요 대학과 벤처기업 등이 몰려 있는 바이오 분야 대표 클러스터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빈 방문 당시 보스턴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KAIST 오송캠퍼스를 세우고 대학 연구기관과 바이오 기업은 물론 법률, 금융, 회계와 같은 사업 지원 서비스 기업이 입주하는 K바이오스퀘어 조성을 지원하겠다”며 “이를 통해 약 2조1000억원의 부가가치와 2만9000여 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충북에 지정된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와 2차전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첨단재생의료 글로벌 혁신특구 조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지난 20일 충북 지역 의대 정원을 89명에서 300명으로 211명을 증원 배정했다”며 “증원된 의사가 지역·필수 의료에 종사하며 R&D 연구를 병행해 첨단바이오산업 발전에 큰 활약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주/양길성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