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잘나가는데 하이닉스는 왜?" 질문에…곽노정 "수익성 중심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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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 이천서 주총…곽노정 "올해 HBM 판매 두자릿수 예상""올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비트 수가 전체 D램 판매 중 더블디짓(두 자릿수)으로 올라와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사장·사진)은 27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낸 엔비디아와 달리 회사가 9조원대 순손실을 낸 이유를 묻는 주주 질의에 "작년에는 전체 D램 판매량 중 HBM이 한 자릿수 퍼센트(비율)였다"고 답변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엔비디아는 지난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매출이 늘어나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성능 D램 반도체 HBM3E를 독점 공급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연결기준 매출 32조7700억원과 영업손실 7조7300억원, 9조14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곽 사장은 "(매출 비중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D램 제품이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수요가 부진했다"며 "엔비디아는 매출 대부분이 AI향 서버 내지 GPU(그래픽처리장치) 관련 제품이어서 차이가 많이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과 관련해 "올해는 계속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작년에 극심한 부진을 겪은 D램 가격도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를 시작해 전반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곽 사장은 주주 질의에 앞서 올해 경영 전략 발표를 통해 지난해 손실이 컸던 낸드 사업의 방향성을 수익성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했다.그는 "그동안 낸드 사업에서 과감한 투자로 점유율을 확대해 왔지만 시장의 성장 지연으로 재무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이에 기존 점유율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한 후 적자를 지속하는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에 대해서는 "출범 후 시황 악화와 수요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최근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솔리다임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구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앞으로 장기적인 성장과 재무 안정성의 밸런스를 고려해 설비투자(CAPEX) 수준을 결정할 것이며, 과도한 CAPEX 지출은 지양해 현금 수준을 높이고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겠다"고 덧붙였다.그는 "고수익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제품은 적기에 개발하되 양산 규모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조정하겠다"며 "다시 다운턴이 찾아오더라도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주총 이후 취재진에게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짓는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미국 내 여러 곳을 대상으로) 검토 중이나 확정되지 않았다.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이사·사외이사·기타비상무이사·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직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승인 등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