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엄정 처벌"…금융당국, 가상자산법 시행 맞춰 상시감시 가동

금융위, 가상자산시장조사업무규정 제정 예고

'이상거래 감시→금융당국 조사→처벌' 체계 확립
신속한 고발·통보 위한 패스트트랙 도입도
사진=한경DB
올 7월 가상자산시장이 우리 제도권으로 공식 인정되는 가운데, 발생 가능한 불공정 행위를 미리 막고 단속할 상시 체계도 마련될 전망이다. 가상자산거래소가 이상거래를 적발하면 금융당국의 조사를 거쳐 수사에 들어가고, 금융당국·수사기관이 처벌을 가하는 등의 이른바 세부 규율 체계가 확립되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관계기관들 간 긴밀한 협의를 위한 '가상자산시장조사기관협의회'와 '가상자산시장조사심의위원회'도 새로 설치된다.

27일 금융위원회는 다음날부터 40일간 이런 내용을 담은 '가상자산시장조사업무규정'을 제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시세조종 등 가상자산시장의 불공정거래행위와 관련해 이상거래 감시, 조사, 조치 등 세부사항을 규정한 것이다.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오는 7월 19일 시행되는 만큼 금융당국은 관련 제도 정비에 분주하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과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가상자산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를 막고, 이를 위반한 자는 형사 차벌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법이 시행되면 불공정거래 행위를 조사하고 마땅한 조치를 하기 위한 시장 참여자들간 체계가 마련된다. 대상 기업에 조치를 취하기 위해 가상자산거래소는 이상거래를 상시 감시하고, 금융당국이 혐의거래를 조사해 수사기관에 고발·통보하면, 수사기관 수사를 거쳐 형사처벌이 이뤄지거나 금융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는 식이다.

이런 불공정거래 행위 규율을 목적으로 하는 '조사업무규정'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상거래가 발생하면 △거래유의 안내 △풍문 등 사실조회 또는 결과공시 △주문 수량 및 횟수 제한 △거래중지 등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가상자산거래소는 이상거래 감시 결과 불공정거래행위 위반사항이 있다고 의심될 경우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에 통보해야 한다. 다만 불공정 거래행위 혐의가 충분히 증명되거나, 수사기관이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 요청이 있다면 지체없이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진술서 제출, 진술, 장부·서류 등의 제출, 금융거래정보 제공요구 등 수단을 동원해 불공정거래행위를 조사할 수 있다. 진술서·장부 등 제출을 요구하거나 출석을 요구하는 때에는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요구서를 사용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지켜야 한다.

금융위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사전통지→의견제출→금융위원회 의결'의 절차를 거쳐 규정에서 정한 조치기준에 따라 수사기관 고발·통보 등 조치를 취한다. 다만 수사기관에 대한 즉시 통보가 필요하다든가 혐의자의 도주·증거 인멸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금융위 의결 없이 금융위원장의 전결로 신속한 고발・통보(패스트트랙)가 가능하다.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처분결과를 통보받은 경우에는 과징금 부과를 할 수 있다. 다만 수사・처분결과를 통보받기 전이라도 검찰총장과 협의되거나 고발·통보 후 1년이 경과한 때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당국은 과징금 산정을 위한 세부기준도 이번에 마련했다.

아울러 관계기관(금융위・금감원・검찰)과 조사정책·공동조사·업무분담 등을 유기적으로 협의하기 위한 '가상자산시장조사기관협의회'가 설치된다. 조치내용과 관련해 금융위를 자문할 수 있는 사전심의기구로서 '가상자산시장조사심의위원회'도 신설된다.

업무규정이 제정되면 '이상거래 감시→금융위·원 조사→수사→형사처벌·과징금 부과'로 이어지는 불공정거래행위 세부 규율체계가 마련될 전망이다. 이로써 가상자산시장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규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시장조사업무규정은 5월 7일까지 관계기관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제정되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함께 7월 19일 시행될 예정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