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한다면 수혜를 받는 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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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

주식투자자라면 일상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다. 피터 린치도 그랬다. 피터 린치는 “당신이 약간의 신경만 쓰면 동네 쇼핑상가 등에서 월스트리트 전문가들보다 훨씬 앞서 굉장한 종목들을 골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올해 항공산업에서 가장 큰 화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다. 두 회사가 합병 시 어떤 회사가 수혜를 받는지, 오늘은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저평가 주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국내기업 : 한국공항에 주목

동사는 1968년 설립, 1976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항공지상조업 전문업체다. 동사는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 50%를 상회하는 국내 최대 규모 회사로 인천, 김포, 김해, 제주공항 등에서 대한항공 및 진에어를 비롯한 국내 취항 외국항공사의 지상조업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경쟁사는 아시아나에어포트, 샤프에비에이션케이 등이 있다. 지상조업은 항공기 운항을 위해 지상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항공기 정비 및 급유, 승객 탑승, 수하물 상하역, 항공기 이동, 청소, 기내식 운반, 운항지원까지 전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여행수요 회복과 실적 정상화에 주목

동사는 과거 매년 약 100~300억원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회사였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그 후 2년 동안에도 BEP 수준에서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 5,447억원(+36%,YoY), 영업이익 340억원(+1,207%, YoY)의 호실적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 실적을 완전히 회복했다. 특히 3Q23에는 매출액 1,474억원, 영업이익 208억원으로 OPM 14.1%라는 기록적인 수익성을 보여줬으며, 4Q23에는 매출액 1,529억원을 달성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4Q23에는 격려금 등으로 이익률이 4%에 그쳤으나 해당사항을 제외하면 높은 수익성이 유지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유지될 여행 수요 회복, 인상된 판가, 인천공항 확장에 따라 지난해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여행 수요는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월14일 은 2020년 1월 27일 이후 4년 만에 인천공항 일일 여객이 20만명을 돌파한 날이었다. 이후 2월 인천공항 이용객은 575.7만명(+53.8% YoY), 일일 여객 19.8만명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 2019년 일일 평균 이용객 19.5만명 수준에 월평균으로도 도달했다. 특히 동사 서비스 가격이 높은 국제선 여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부분이 긍정적이다. 이미 일본, 미주, 동남아향 여객 수송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중국향 여객 수송 회복률도 70% 이상으로 회복되고 있다. 나아가 2Q24 이후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수요 증가 등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 마무리 및 항공기 운항 횟수 증가

오는 10월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은 2017년부터 4조 8천억원이 투자된 대규모 확장사업으로, 활주로 1개 신설과 제2터미널 및 교통 센터 확장, 계류장 확충 등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공사가 마무리되면 인천공항 여객 수용능력은 7,000만명 → 1억명, 화물처리능력은 500만톤 → 630톤으로 2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건설사업 확장과 함께 인천공항의 2024년 하계 항공기 운항 횟수 또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3~10월 하계시즌 슬롯(Slot) 배정 횟수를 27.6만회 이상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34%, 코로나19 이전 최대였던 2019년 23.3만회와 비교해도 +18.5% 증가한 수치다. 슬롯이란 항공기가 공항에서 이/착륙할 수 있는 횟수를 말한다. 이에 따라 외항사들의 신규 취항 및 증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동사 실적은 고객사 비행기 편항 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인천공항 확장 및 운항 횟수 증가로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수혜 가능성

국내 지상항공조업 시장은 대한항공–한국공항, 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에어포트의 과점 시장으로 구성돼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라 한국공항과 아시아나에어포트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2022년 매출액 1,720억원, 영업손실 62억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이전 2019년에는 매출액 2,956억원, 영업이익 14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아시아나에어포트와의 합병 시 동사는 약 50%에 달하는 매출 상승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하지만 동사는 상장사, 아시아나에어포트는 비상장사이고, 실적 및 자산규모의 차이가 있어 동사가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동사는 이미 아시아나에어포트와의 합병에 대비한 조직을 신설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다만 실제 진행 시 통합이 추진되기까지는 2년 이상이 걸릴 전망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동사 성장성을 만들어줄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올해 1월 일본에 이어 2월 EU 조건부 승인까지 나온 상황이다. EU의 조건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및 여객 부문에서 일부 유럽 노선 이관이다. 이에 따라 현재 승인 대상 14개국 가운데 미국만 남은 상황으로, 유럽과 마찬가지로 일부 경쟁 노선 이관 등의 조건이 붙을 수 있지만, 연내 승인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 화물사업 부문 분리매각을 위한 입찰과 매수자 선정 또한 올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성/성장성/모멘텀을 모두 보유한 저평가 기업

동사 2023년 사업보고서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보유액은 1,283억원이다. 전일 시가총액은 1,770억원으로 보유한 현금은 시가총액의 약 72.5%에 달한다. 또한 부채비율은 37%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아시아나에어포트를 인수하게 될 경우에도 자체 자금을 활용해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사는 여러 영업환경이 우호적으로 조성되어 있어 올해에도 지난해 이상의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한다. 안정성(보유 현금), 성장성(우호적 영업환경), 모멘텀(아시아나에어포트 합병) 모두 보유한 기업이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