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기업, 불평등 조장…직원 복지보다는 자사주 매입·배당"

옥스팜 보고서 "돈 많이 벌지만 주주·경영진 주머니로"
"결과적으로 직장 내 성 및 인종 불평등 강화" 주장도
미국의 대기업들이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26일(현지시간) 빈곤퇴치 단체 옥스팜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에 본사를 둔 대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벌고, 이를 바로 주주들 주머니에 넣어주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200대 상장 기업의 2022년 순이익 합계는 1조2천500억 달러(1천680조 원)를 기록해, 2018년보다 63% 늘어났다.

하지만, 순이익 중에서 약 90%인 1조1천억 달러(1천480조원)가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을 통해 주주들에게 돌아갔다. 종종 회사 주식에 의해 강화되는 최고경영자(CEO) 급여도 이들 회사에서 2018년 이후 3분의 1 가까이 올랐다 일부 기업에서는 평균적인 CEO 대 직원 급여 비율이 현재 1천500대 1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CME 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주주 배당금은 지난해 새 기록을 수립했으며, 올해는 이 기록마저 뛰어넘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을 놓고 매우 부유한 경영진이 시장을 조작하는 동시에 기업 이익을 직원 대신 그들 자신에게 몰아준다는 주장을 편다. 그들은 자사주 매입을 막거나 제한하면 기업이 현금을 성장에 더 투자하고 임금을 올려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업들은 초과하는 자본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활용한다고 반박한다.

그 옹호자들도 자사주 매입을 제한하면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줄고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옥스팜 보고서는 이들 200대 기업 중 생활임금(living wage) 지급을 지지해 공개 성명을 발표한 기업은 10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 대기업들이 직원 복지보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확대를 우선시해 직장 내 성 및 인종 불평등을 강화했다는 주장도 폈다.

옥스팜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8명이 하위 50%보다 더 많은 부를 갖고 있으며 향후 10년 이내에 '조만장자'(trillionaire)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인구통계학적으로 가장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소매 부문의 평등 정도는 최저 수준이다.

소매 부문 직원의 절반 이상이 유색 인종이고 거의 60%가 여성이지만, 임원 중 약 70%가 백인이고 78%가 남성이다.

소매 업체와 식음료 업체는 2022년 기준으로 중간 급여로 연간 2만 달러(2천700만원) 미만을 지급해 모든 부문을 통틀어 가장 낮은 보수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들은 세금 회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싱크탱크 정책연구소(IPS)와 공정한 조세를 요구하는 단체인 AFTF(Americans for Tax Fairness)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미국 일부 대기업의 임원들은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회사가 연방세로 낸 돈보다 더 많이 번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