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케네디 러닝메이트에 구글 창업자 前부인…"큰손 확보"

실리콘밸리 변호사 출신 섀너핸 지명…머스크와 불륜설 후 이혼
'완주 의지 재확인' 평가도…바이든·트럼프 측 모두 경계
11월 미국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뛰고 있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전 부인 니콜 섀너핸을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공식 발표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는 이날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선거유세에서 "딱 맞는 적임자를 찾았다"며 섀너핸을 러닝메이트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섀너핸은 인공지능(AI)과 지식재산권 문제를 다뤄온 '재능 있는 관리자'이자 '전사적 엄마'이며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고 최고 수준에 도달한 이민자의 딸"이라고 소개했다.

CNN방송과 주간지 피플에 따르면 1985년생인 섀너핸은 오클랜드에서 중국인 이민자 어머니와 조현병을 가진 아버지 사이에서 자라났다. 섀너핸은 이날 유세에서 "많은 슬픔과 두려움, 불안으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가끔 폭력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17세에 집을 떠난 섀너핸은 퓨젓사운드대에 진학해 아시아학과 경제학, 중국어를 공부했다.

이후 법률 보조원으로 일하다 샌타클래라대 로스쿨 등을 거쳐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변호사가 됐다. 그는 구글 창업자인 브린과 2018년에 결혼했다 지난해 이혼했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불륜 의혹에 휩싸였다.

섀너핸은 딸의 양육 등을 놓고 브린과 불화를 겪던 와중 2021년 12월 머스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섀너핸은 미국 민주당 주요 정치인들을 꾸준히 후원해왔다.

포브스에 따르면 섀너핸은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2만5천달러를 후원했고,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 다른 민주당 인사에게도 정치 자금을 댔다.

그는 슈퍼볼 광고 등 케네디 주니어의 선거 운동을 위해 450만 달러(약 60억 원) 이상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슈퍼볼에서 방영한 정치 광고에는 케네디 주니어의 삼촌인 고(故)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비롯해 케네디 가문의 다수가 등장하는데,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이 섀너핸인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케네디 주니어가 섀너핸을 지명하면서 젊은 이미지와 정치 신인이 주는 이상주의를 구현했다고 짚었다.

동시에 섀너핸이 케네디 주니어의 재정적 지원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네디 주니어의 러닝메이트 지목은 그가 완주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그는 미국 50주 전체에서 투표용지에 오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측근들은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완주가 바이든 대통령 측의 표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역시 케네디 주니어가 가져올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 모금단체인 슈퍼팩(Super PAC)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극좌 진보주의자인 케네디 주니어가 극좌 진보주의 러닝메이트와 함께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