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델타항공 CEO "AI로 하루 50만명 승객 데이터 분석…앱 하나에 '여행 생태계' 담겠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하루 50만명이 델타항공을 이용합니다. 풍부한 데이터를 토대로 여행 생태계를 고도화하겠습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24’ 둘째 날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샨터누 너라연 어도비 CEO와 ‘AI와 항공산업’을 주제로 대담했다. 바스티안 CEO는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개인의 성향과 특성을 파악하는 작업은 회사의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결과 현재 델타 고객의 60%가 제 3자를 통하지 않고 델타 웹사이트에서 항공편을 예약한다”며 “이에 따라 델타항공은 아마존, 월마트, 이베이, 애플에 이어 미국의 5위 전자상거래 업체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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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안 CEO는 2016년부터 8년째 델타 항공을 이끌고 있다. 그는 2020년 항공사 CEO 중 처음으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작년에도 CES에 참가하는 등 항공사와 IT 기술의 결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여행역량도 강화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잘 모르는 여행지 검색부터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이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모바일 앱을 통한 항공편 예약과 변경, 수화물 처리 등 모든 과정을 쉽고 흥미롭게 할 수 있는 ‘디지털 여정’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스티안 CEO는 “팬데믹 기간 고립을 경험한 사람들이 최근 ‘보복 여행’에 나서고 있다”며 “AI 기술이 이런 수요를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다”는 덧붙였다.

델타항공은 통신사와 협력해 연말까지 모든 항공기에 와이파이를 탑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역시 고객과의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그는 소개했다. 바스티안 CEO는 “다른 항공사들도 와이파이를 탑재한다고 하지만 중요한 건 실제로 ‘잘 터지는’ 와이파이를 탑재하는 것”이라며 “500마일 이상 장거리를 비행하는 항공기 3000대에 와이파이를 탑재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노력은 스카이멤버스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며 “작년에만 200만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바스티안 CEO는 이날 델타를 단순한 항공사가 아닌 항공여행산업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는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은 우리에게 무한한 기회를 가져다준다”며 “AI 기술을 통해 고객이 여행 과정에서 봉착하는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것이 델타 앱이 목표로 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과 항공기 내 스크린, 웹사이트 등 어떤 디바이스에 접속해도 연결성 있는 기능 활용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델타가 정말 나를 잘 알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델타 항공은 펜데믹 기간에도 직원을 한 명도 해고하지 않은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이 회사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항공사 중 최고 순위다. 바스티안 CEO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은 쉽지만, 이를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펜데믹 기간에 델타의 직원들은 함께 위기를 극복하며 더욱 결속력을 다졌고, 회복 탄력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