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가 사라졌다"…출근길 시민들 '대혼란'

노사 협상 결렬…12년 만에 전면 파업
임금 인상안 놓고 12시간 격론…결국 불발
서울시, 지하철 운행 증회 등 비상책 가동
서울 시내 버스노동조합 총파업을 이틀 앞둔 26일 서울 양천공영차고지에 버스들이 주차되어 있다. /뉴스1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28일 오전 4시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 버스 파업은 2012년 부분 파업 이후 12년 만이다. 시민들은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2시 20분께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노사는 전날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회의를 열고 12시간 가까이 협상을 벌였다. 조정 기한인 이날 오전 0시가 지날 때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해 교섭 연장을 신청해 대화를 이어갔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노조는 오전 4시부터 예정대로 총파업에 들어갔다. 다만 파업 돌입 후에도 물밑 대화는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극적 타협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 막판 협상이 불발된 28일 새벽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서울시버스노동조합원들이 파업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사는 임금 인상안을 놓고 큰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노조는 인천·경기지역으로 인력 유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탈을 막기 위해 12.7% 시급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과도한 요구라면서 2.5% 수준으로 맞서 극명한 입장 차를 보였다. 지노위가 6.1%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결국 중재에는 실패했다.

지난 26일 진행된 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에서는 재적 조합원 대비 88.5% 찬성률로 가결됐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에는 65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이번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단체교섭 대상이 되는 회사는 61개 회사로 알려졌다.

이번 파업으로 전체 서울 시내버스(7382대)의 97.6%에 해당하는 7210대가 운행을 멈췄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파업은 20분 만에 그치는 부분 파업이었으나, 이번에는 '전면 총파업'이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서울시는 노조 파업에 따른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하기로 했다.

지하철은 출퇴근 혼잡 완화 및 불편 해소를 위해 1일 총 202회(혼잡시간 77회+막차시간 125회)를 늘린다. 막차 시간은 종착역 기준 익일 오전 1시에서 2시로 연장해 운행한다.

지하철 출퇴근 등을 빠르게 연계하기 위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시민들은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에서 평소 이용하던 버스의 배차 정보가 없다는 화면을 캡처해 올리며 "버스가 아예 사라졌다", "비까지 오는데 출근 어떻게 하나", "학교 어떻게 가?", 한두 대는 다닐 줄 알았는데 아예 안 다닐 줄이야"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