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버스 94%가 멈췄다…오전 9시 현재 운행률 6%

사진=뉴스1

2012년 이후 12년만에 서울 시내버스 운행이 파업으로 멈췄다.

서울시내버스 노동조합과 사측(서울시내버스 운송사업조합)은 임금인상률을 두고 교섭을 진행으나 29일 새벽 2시 20분까지 진행한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4시 첫차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쟁점은 임금인상률이다. 노조는 시급을 12.7% 인상해달라고 요구했고, 사측은 2.5%안으로 맞섰다. 전날(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개입해 6.1%의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타 시도와 동일한 수준인 4.48%가 마지노선이라고 주장해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서울시내버스 노조에는 64개 버스회사 근로자들이 가입돼 있고, 임금협상 대상인 회사는 61개사로 알려졌다. 전체 서울시내버스 7382대 중 7210대(97.6%)가 해당된다.

서울시 도시교통실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25분 기준으로 실 운행대수 운행률은 5.98%다. 교통실은 일부 파업 대상 버스회사에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운행되는 버스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사는 파업을 하는 상황에서 물밑 협상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28일 오전 서울시내 주요 역사는 버스 파업을 피해 지하철을 타려는 시민들로 크게 붐볐다. 이날 아침 경전철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의 모습. /최해련 기자

버스 파업으로 이날 출근길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8시경 경전철 신림선 ‘서울벤처타운역’ 개찰구 앞에서는 안내원이 “오늘 버스 파업 때문에 사람이 많아서요. 열차 지나가고 난 다음 진입하시면 됩니다”라고 연신 외쳐댔다. 하지만 출근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진 승객들은 안내원의 말을 무시하고 승강장으로 밀어닥쳤다. 대기줄은 역사 플랫폼에서 계단을 지나 개찰구까지 이어졌다. 승객들이 개찰구 앞에서 머뭇거리다가 택시앱을 켜면서 도로 역사 밖으로 나가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서울 대학동 고시촌에서 8년째 거주 중인 김유성(30대 후반) 씨는 이날 서울대벤처타운역에서 보라매역까지 이동했다. 그는 “평소보다 역사가 50% 정도 더 혼잡해졌다고 느낀다”며 “하루는 버티겠지만 이게 며칠 가면 화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체감상 15초 이내에 닫히는 열차 문을 통과하기 위해 애쓰는 시민들도 보였다. 샛강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하는 직장인 강문석 씨(27)는 "문이 열고 닫히는 시간이 평소보다 1.5배는 더 걸린 것 같다"며 "30분 안에 도착할 거리를 50분 만에 가서 지각했다"고 토로했다.

마을버스는 이번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 시민들은 마을버스와 지선버스 간에 혼선을 겪기도 했다. 여의도로 출근하는 50대 이모씨는 “평소 보던 버스가 초록색이어서 마을버스인 줄 알았는데 지선버스였다"며 부랴부랴 지하철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