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재선충, 내달까지 집중 방제…발생위험 예보제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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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100% 고사…예방 총력한 번 걸리면 100% 고사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다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재선충이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라는 곤충의 몸을 빌려 소나무에 침투, 20일 만에 20여만 마리 이상으로 증식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소나무의 조직이 파괴돼 한번 감염된 소나무는 100% 죽게 된다. 한국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는 2013년 제주도, 경상도를 중심으로 확산해 피해 고사목이 2014년에는 218만 그루까지 증가했지만, 범정부적 방제로 피해를 줄여나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뭄, 봄철 고온 현상 등 기후변화와 산불 피해지 증가로 소나무재선충병 세력이 꺽이지 않고 있다.
지자체 등과 협력, 과학적 방제
헬기·드론·지상 '3중 예찰' 구축
QR·유전자키트로 신속한 확인
집단발생지 '모두베기'로 관리
방제 성과 우수 지자체엔 포상
"매년 지속적인 방제가 최선"
산림청은 다음 달까지 소나무재선충병을 집중적으로 방제한다. 지난해 107만 그루였던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은 집중 방제로 올해 87만 그루로 감소할 전망이다. 산림청은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과학적인 방제기술 도입과 집약적인 현장관리로 방제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산림청은 2005년 소나무재선충병 특별법을 제정하고 소나무림을 지키기 위해 방제에 집중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을 방제하지 않고 방치하면 이른 시간 안에 모든 소나무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소나무재선충병의 피해를 받은 일본의 경우 문화재 구역 등 중요지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소나무가 절멸한 상태이다. 일본 교토대학의 후타이 카즈요시 교수는 “소나무재선충병을 방제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10년 안에 78%의 소나무가 고사할 것”이라고 했다.
산림청은 과학 기반에 빈틈없는 입체적 예찰 및 신속한 진단체계 구축하고 있다. 헬기(광역 예찰, 집단·누락지 파악)와 드론(비가시권 예찰), 지상(근거리 정밀예찰)의 3중 예찰 체계를 구축해 예찰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QR코드를 활용한 철저한 이력 관리(시료 채취→진단까지)와 유전자진단키트 활용으로 감염 여부의 신속한 확인 체계를 마련해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고 있다. 올해 안에 과기정통부 부처협업 과제로 인공지능 기반 소나무재선충병 피해탐지 및 확산예측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피해 확산 저지를 위한 예방·연구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나무주사 우선순위를 위한 중요 소나무림의 유형을 구체화(20개 유형)하고, 반출금지구역 소나무림을 선제적으로 관리해 재해를 예방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내병성 품종을 육성해 보급하고, 친환경 방제법 개발 등 방제 방법 다변화를 위한 연구도 벌이고 있다.산림청은 지역별 맞춤형 방제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최소화하고 있다. 밀도가 높고 반복·집단적 발생지는 지역완결 방식의 복합방제(모두베기+예방 나무주사) 실시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집단발생지를 ‘특별방제 구역’으로 지정·고시해 모두베기 등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일반방제지는수집·파쇄 중심의 방제로 재발생을 최소화하고 있다. 신규발생지 또는 미 발생지(1년이상)는 관리에 따라 청정지역으로 환원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관리주체 참여도 늘리고 있다. 주무 부처인 산림청을 비롯해 국립공원, 군사시설 등 방제 사각지대에 있는 산림의 피해 저감을 위해 환경부, 국방부, 국토부, 문화재청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방제 성과 우수 사업체를 대상으로 책임방제 구역을 지정·운영하고, 부실 사업을 방지하기 위한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전문성을 갖춘 방제사업체와 일정 구역의 방제사업을 위탁계약(수의계약)해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방제 완료 후 재발생 정도를 평가해 우수 지자체는 포상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피해가 확산하기 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매월 말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위험 예보’를 시행하고 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재선충병의 확산을 막으려면 매년 지속해서 방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지자체에서도 방제 품질을 높이기 위한 현장관리와 지자체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